우리 서강올빼미의 개설 목적은 철학 토론의 표준화입니다. 철학 토론의 표준화는 철학이라는 학문의 장 내에서의 정보 교환 및 의사소통이 자의적인 용어 사용 등으로 인해 실패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합니다. 이 표준화는 표준국어대사전이 아니라 학문적인 선행 연구들 속에서 출현한 용어들과 논증들을 참조점으로 삼음으로써 이루어집니다. 표준화의 준거점이 제도권 학계 내에서의 연구들인 이유는, 이들이 신빙성 있는 방식으로 생산된 자료들이기 때문입니다(즉 믿을 만하기 때문입니다).
@yhk9297 님을 비롯하여 많은 회원분들이 @codegeass 님의 글에 대한 답글로 거듭거듭 스탠퍼드 철학백과사전이나 스피노자 등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문헌들을 추천하는 이유는, 이러한 문헌들의 도움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철학에서 통용되는 방식으로 표준화해야만 불필요한 오류로 인한 의사소통의 실패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불필요한 오류"의 대표적인 예시로는 개념/용어사용의 모호성이 있는데, 이 역시 많은 회원분들께서 @codegeass 님의 글에 대한 답글로 지적해주신 바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글도 그렇고 지금까지 작성하신 글들로 미루어봤을 때 @codegeass 님께서는 자기 자신의 생각을 철학 내부에서 통용되는 방식으로 표준화하는 일에 별로 관심을 갖고 계시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 서강올빼미의 회원분들께서 거듭 추천해주신 문헌들을 찾아 읽을지 말지, 그것들을 학문적 참조점으로 삼아 자기 자신의 생각을 개념적, 논증적으로 날카롭게 다듬을지 말지의 문제는 전적으로 @codegeass 님 자신의 자유에 달려 있는 문제입니다만, 만일 "학계 내에서 표준적인 방식으로 정립된 철학적 생각들에 대해서는 궁금하지 않고 이들과는 독립된 나만의 생각을 마음껏 향유하고 나누고 싶다"가 @codegeass 님께서 추구하시는 바라면, 이러한 목표는 저희 커뮤니티의 취지와 맞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