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비전공자도 글을 쓸 수 있는 곳인지 잘 모르겠지만, 용기내어 인사글 올립니다.
혼자서 철학책만 읽다가 좌절하고,
결국 스승없이는 철학의 텍스트에 대해 오독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 강독 모임 등을 찾고있는 일반인입니다.
제가 철학을 공부하는 목표에 대해서 쓰고싶네요.
행복보다 삶의 의미에 대해 탐구하는 철학가를 깊이 공부하기
윤리의 가능성에 대해 공부하고 싶습니다. 선악의 문제에서 신을 가져오는 건 쉬운 도피처라 생각해서,
칸트의 실천이성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차후 쇼펜하우어와 니체 등에 대해서도 공부하며 제가 추구하는 방향과 반대되는 의견에 대해서도 알고싶어요
이건 제가 칸트, 니체 등의 철학자를 몰라서 하는 얘기인 것 같기도 합니다.
현대철학의 전체적 맥락에 대해 공부하기
제가 대충 주장이나마, 어떤 단어나마 알고 있는 철학자는 근대가 끝입니다. 현대철학은 큰 물음보다 작은 물음, 전문적인 분업을 하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그래서 일반인이 접근하기 불가능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과거의 물음, 체계에 대해 더 깊거나 다른 답을 내놓은 것일테니 현대인으로서 알고싶어요.
이건 지성사적 측면으로도 공부하고 싶습니다. 현대과학이 발전하며 철학에 미친 영향을 알기위해서는 현대철학을 알아야만 할테니까요
철학적 논리, 단어, 체계에 익숙해지기
대학에서 배운다면 자연스레 익히게 되겠지만,
일반인으로서는 철학적 단어들(아프리오리 같은)을 나이브하게만 인식하게되고 엄밀하게 분석하지 못해, 오독의 가능성을 높이게되는 것 같습니다. 혼자서 철학책을 읽을 수 있는 힘을 기르고싶네요
철학과 내 삶을 접목하기
철학이 어떤 답을 내어주지는 않더라도,
내 삶의 통일성있고 체계적인 태도를 만들기위해 공부하고싶네요
번호를 매긴 것들도 중첩되거나 같은 얘기같아보이지만
앞으로 대강 이런 방향으로 공부하고 싶습니다
전공자님들의 소중한 글귀 읽어가며 공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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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심오한 질문들이어서 다들 답변을 힘들어하시는 것 같습니다. 첫 삽을 뜬다는 기분으로 단견이나마 제 생각을 나눠보고자 합니다.
'행복'과 '삶의 의미'는 통상 다른 주제로서 다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아래 포스팅들을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1) 철학과 '삶의 의미'라는 단어는 땔 수가 없는 관계를 가진다. 고대 그리스든 고대 중국이든 고대 인도든, 철학이란 학문은 "무엇이 좋은 삶인가?"에 대한 질문과 더불어 시작되었다 말해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
(2) 문제는 '삶의 의미'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도무지 정의내리기 어렵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이 단어를 이루는 두 단어가 모두 모호하다는 점에 있다. a) '의미 있다'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b) '삶'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정확히 말하면, '삶'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3) 통상 '의미 있다'는 a) 행복(happiness)이나 웰빙(well-being)와는 구분된다 여겨진다. 왜냐하면 '의미 있는 것'은 극심한 고통과 고난 속에서도 성립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리는 시리아 내전에서 반군편에서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하는 싸우는 사람을 행복하다거나 웰빙하다는 점에서는 의심할 수 있으나, 그의 행동이 '의미 있다'는 것에는 대다수 동의할 것이다.
b) '의미 …
다름이 아니라 평소 실존주의 철학에 관심(그저 관심 수준일 뿐 여러분들 처럼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이 있었습니다. 대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철학에 관심있었지만, 여러 이유로 철학과에 진학하지 못하고 타학과에 진학하게 되었는데요. 4학년이 되어서 분석철학과 논리학을 접하게 되면서 철학을 하고싶다는 마음이 절실히 느껴졌습니다(다만 철학과 학생들과는 달리 철학에 관련된 베이스는 거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실존주의에 관심이 있었는데요. 그러면서 분석철학, 논리학처럼 재미있는 학문을 놓치는 것은 굉장히 아쉬운 일이라고 생각되어 혹시나 실존주의, 분석철학, 논리학이 서로 관련있는 분야가 있는지 여쭤보고 싶어 이렇게 질문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철학이 전공이 아니어서 분야를 잘 몰라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의 의견 하나하나 정말 감사하게 받겠습니다.
정리: 혹시 실존주의, 분석철학, 논리학이 서로 관련있는 세부분야가 있을까요?
이건 메타윤리의 대표적인 문제 중 하나입니다. 포럼 내 게시글 중에서는 다음 글이 눈에 띄네요. (링크된 글도 참조하시길 권합니다.)
(1) 요근래 (제가 애정하는 철학 입문서인) 루틀리지에서 나온 Mark Van Roojen의 메타윤리학을 읽고 있습니다. 1장에 메타윤리학적 입장에 대한 도표가 나오는데, SEP나 다른 교재들에서는 쉽게 찾기 어려울 정도로 잘 정리되어 있어서 한번 번역해 올려봅니다. (제가 메타윤리학은 각 고유 번역어가 뭔지 몰라서 제 임의대로 번역헀습니다. 혹시 아시는 분은 댓글 달아주시면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1단계 질문
a) 직설법의 도덕적 진술은, 일반적인 진술처럼 실제(reality)를 반영하는가? Y/N
b) 도덕적 사고(thoughts)는, 일반적인 믿음처럼 실제를 반영하는가? Y/N
A. 인지주의 (Y/Y - 진술과 믿음은 모두 실제를 반영한다.)
; 그렇다면 도덕적 속성을 지닌 대상을 진술하는 우라의 주장은 대체로 참인가? Y/N
N - 오류 이론(Error Theory) ; 그것들은 거짓이거나 거짓을 전제한다.
Y - 최소 사실주의(Minimal Realism) …
nodong:
현대철학의 전체적 맥락에 대해 공부하기
제가 대충 주장이나마, 어떤 단어나마 알고 있는 철학자는 근대가 끝입니다. 현대철학은 큰 물음보다 작은 물음, 전문적인 분업을 하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그래서 일반인이 접근하기 불가능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과거의 물음, 체계에 대해 더 깊거나 다른 답을 내놓은 것일테니 현대인으로서 알고싶어요.
이건 정말 어렵네요 ... 어떤 방식이 독학을 하시기에 좋을지 저는 잘 판단이 서지는 않습니다. 관련하여
nodong:
철학과 내 삶을 접목하기
철학이 어떤 답을 내어주지는 않더라도,
내 삶의 통일성있고 체계적인 태도를 만들기위해 공부하고싶네요
이 문제와 접목해 현대철학의 양상과 관련해서 이전에 이뤄어진 다음 토론을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랫동안 항상 모든 글 잘 읽으며 모든 기여하시는 분들을 존경하고 있습니다!
대결(?)을 유도하려는 듯한 제목에 대해 먼저 사과드립니다. "변화가 있나요?"라고 하려다가, 보다 선명한 입장을 여쭙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해서 다소 도발적인 표현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비전공자이고, 어릴 때 철학자들에 대한 막연한 경외감이 있어서 모 철학 교수님의 홈페이지에 이런 질문을 올렸던 적이 있습니다. 누군지는 기억이 안 나고 아마 아래 답변으로 미루어보아 분석철학 계통이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철학을 배우면 삶과 사물을 볼 때 뭔가 다른 것이 꿰뚫어져 보이는(?) 능력이 생기나요?"
이에 그 교수님은 대략 아래와 같이 답변하신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삶과 사물을 볼 때도 어떤 변화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철학을 배우는 목적은 무언가 색다른 것을 얻어내기 위함이 아니라, 문제의 옳고 그름을 변별하고 찾아가는 능력을 기르기 위함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제가 비전공…
nodong:
철학적 논리, 단어, 체계에 익숙해지기
대학에서 배운다면 자연스레 익히게 되겠지만,
일반인으로서는 철학적 단어들(아프리오리 같은)을 나이브하게만 인식하게되고 엄밀하게 분석하지 못해, 오독의 가능성을 높이게되는 것 같습니다. 혼자서 철학책을 읽을 수 있는 힘을 기르고싶네요
업계에서는 스탠포드 철학 백과사전 같은 자료를 사용합니다. 근데 이게 반드시 접근성 문제에 있어서 최선일지는 잘 모르겠네요 ...
참 막연한 대답만을 드렸는데, 아무쪼록 더 많은 분들깨서 더 통찰력 있는 답변을 주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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