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 1학년생: 나는 니체를 읽을 거야!
밈은 웃기지만, 뭐, 저는 철학과 1학년생이 니체부터 읽는 것이 반드시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해요. 예전에 어떤 중세철학 교수님께 들었는데, 자신은 철학사를 차곡차곡 고대부터 공부하려다 중세를 넘어가지 못하고 결국 중세철학 교수가 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모두들 전부 고대부터 공부하려다간 결국 모두들 중세철학 교수가 되어야 할 겁니다…
철학과 1학년생: 나는 니체를 읽을 거야!
밈은 웃기지만, 뭐, 저는 철학과 1학년생이 니체부터 읽는 것이 반드시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해요. 예전에 어떤 중세철학 교수님께 들었는데, 자신은 철학사를 차곡차곡 고대부터 공부하려다 중세를 넘어가지 못하고 결국 중세철학 교수가 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모두들 전부 고대부터 공부하려다간 결국 모두들 중세철학 교수가 되어야 할 겁니다…
저도 비슷하게 생각합니다. 전 제 인생 첫 철학 수업이 헤겔의 <정신현상학>을 한 문장씩 읽는거였어요. 근데도 많이 얻어냈거든요. 그래서 X를 하려면 Y를 해야되고, 철학을 하려면 이 책은 무조건 읽어야하고 이런 말들을 딱히 믿진 않습니다. 그냥 하고 싶은 거 먼저 하고 나중에 빈틈을 채워나가도 크게 문제없을 거같아요. 적어도 저한테 있어서 철학의 원동력은 재미거든요.
니체 전공하는 사람 입장에서 말해보자면, 단순 흥미 수준에서 철학을 보는 것이라면 니체로 철학을 시작해도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개 니체의 글을 재밌다고 여기니까요. 다만 철학을 진지하게 공부하는 것이라면, 니체는 시작으로 삼기엔 별로 좋은 선택지는 아니라고 봅니다.
니체 글이 워낙 함축적으로 쓰여 있어서 (1) 어느 정도 철학사에 대한 지식이 갖춰져 있지 않은 이상 그가 특정 구절에서 암시적으로 어떤 철학을 비판하는지 파악하기도 어렵고, (2) 단순히 비판하는 구절인지 아니면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구절인지 잘 드러나있지 않아서요. (ex: 니체의 이미지는 어디서부터 온 건가 - sophisten 님의 게시물 #7)
게다가 제가 보기엔 수용되기 힘들거나 논란이 될 수 있는 너무나 많은 니체에 관한 얘기가 퍼져 있어서, 그 틀 안에서 니체를 해석할 위험도 다른 철학 이해보다 더 가능성이 높은 것 같아요. (ex: 니체는 '사실'이란 없고 '해석'만이 존재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니체는 자기계발서용 철학으로 전락한 자신의 모습을 좋아할까? - sophisten 님의 게시물 #3); 니체는 극단적으로 개인주의를 옹호하는 철학이다? 김도윤, 「니체 철학의 사회철학적 재구성 흐름에 대한 비판적 점검: 공동체주의와 대안적 독법을 중심으로」, 『사회와 철학』, 제45집,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