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 그런 걸수도 있겠는데, 아무래도 대륙철학이 얼마나 분석철학자들에게 황당하게 들리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증언(?)들이 있는데, 분석철학이 그 전통 밖의 사람들에게 얼마나 황당하게 들리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들은 바가 없더라고요. 몇 가지 경험담이 있을까요.
얼마 전에, "소크라테스가 존재하고 에펠탑이 존재하지 않는 가능세계에서는 소크라테스이고, 에펠탑이 존재하고 소크라테스가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서는 에펠탑이며, 그 둘 모두 존재하거나 모두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대상"은 본질적으로 "소크라테스이거나 에펠탑임"일 거라는 말에 저를 황당하게 쳐다보던 하이데거 전공자의 눈빛을 떠올리며 뻘글을 남깁니다;;;
두 가지 정도가 떠오르네요. 하나는 분석철학은 자신들의 글이 명료하고 대륙철학의 글은 명료하지 않다고 비판하지만, 황당하게도 그들이라고 대단히 명료하지 않다는 것. 또 하나는 분석철학은 사소한 문제나 논리적 오류들을 다루는데 매몰된 경향이 있는데, 그래서 "이걸 내가 왜 읽어야 하지"라는 당혹스러움을 제공한다는 것.
이런 웃픈 오해는 결국 많은 부분 @YOUN 님께서 짚어주신 것처럼 그 철학적 맥락이 생략되는 바람에 발생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를테면 해당 문제가 외연적 속성 이론, 선언적 속성 관련 논쟁 등에서 왜 촉발되었는지, 해당 문제가 고전적인 보편 논쟁과 어떻게 연관되는지가 설명된다면 아마 황당한 시선이 조금은 줄었을지도요
그런 면에서 "외부 PR"은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같은 맥락에서 아래와 같은 한국의 현황 또한 반드시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