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한 질문 (군나르 시르베크 '서양철학사')

안녕하세요, 방학을 맞아 군나르 시르베크의 '서양철학사 1'를 읽고 생긴 질문입니다.
94p를 보면 '다음 문제는 소위 참여의 문제이다. 이데아들과 사물들을 공간적 범주들로 사유해서, 이데아에 참여하는 각각의 사물이 그 이데아의 한 부분에 참여하거나 혹은 이데아가 자신의 일부를 각각의 사물에 "준다"고 생각하면, 우리는 결국 말도 안 되는 결론에 봉착하게 된다. 첫 번째 경우, 사물은 이데아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 이데아의 일부에만 참여한다. 두번째 경우에는, 이데아의 동일성이 서로 다른 여러 사물에 각각 참여하고 있는 다수의 하위 이데아들 속에서 상실되어버린다. 그렇다면 플라톤은 이러한 반대 논변들을 차근차근 검토한 후에 이데아 이론과 영원히 결별하는가?' 부분이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플라톤이 제기할 수 있는 이데아 이론과 결별하지 않기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와 이 논증의 핵심 내용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두번째로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에서 모든 사물은 목적인을 가지는데 잠재태와 현실태의 개념을 동시에 고려해 보았을 때 잠재태가 현실태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목적인을 가진다면 도공의 비유를 포함한 모든 실재에서 자유의지가 개입될 여부가 없는지가 궁금합니다.

전공자가 아닐뿐더러 처음 제대로된 철학을 공부한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이라 질문이 지리멸렬하고 수준이 낮을 수 있습니다.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우선 전공자가 아니라는 점은 알리고 답을 달겠습니다.

아주 간단히 생각해보자면, 사물도 어떤 공간을 차지하는 "물질적인 대상"처럼 보듯, 이데아도 어떤 공간을 차지하는 대상처럼 봐보자는 것이죠.

그렇다면 개별 사물과 이데아의 관계란 어떻게 되는가? (제 기억으로는 이데아는 궁극적으로 하나의 사물인데, 그렇다면) 무수히 많은 개별 사물들은, 저 하나의 이데아의 부분들, 즉 쪼개진 일부만 가진 셈입니다.

따라서 이런 문제가 나오고

이 사물 각각에 들어있는 쪼개진 이데아가, 과연 하나의 "통일된" 이데아"였다고" 생각할, 어떠한 동일성을 가정할 이유가 사라졌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이 부분은 후기 플라톤 대화록에서 다루는 문제인데 요즘도 이견이 분분합니다.

전공자 분의 의견도 여기 있고요.

관련된 원문 요약도 여기 있습니다.

(2)

이 부분은 사실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에 있어서 모호한 지점 중 하나입니다.

기본적으로 아리스토텔레스가 숙명론(fatalism ; 모든 사건은 정해져있다)을 거부하고 자유의지를 옹호한 것은 명확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이게 성립되는지는 학자들마다 의견이 갈립니다. 아주 깔끔하게 아리스토텔레스 본인이 남긴 논증이 없기 때문입니다.

답변에 감사드립니다. 마지막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유의지 관련 학자의 논증 중 아시는 것이 있으시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부족한 질문에 친절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