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러 생각이 들지만, 우선 Ludwig가 쓴 협소성 - 지역성(provincialism)이 무엇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예전에 와일드버니님이 남기셨든 '지역성'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어 보입니다.
하나는 보편적이지 않은, 각 지역에 있는 로컬한 개념과 문제들이죠.
이것이 ludwig가 말한 연구에 부합하는 내용일겁니다.
한편, 로컬한 것을 넘어 보편적인 것을 다루지만, 로컬한 학맥/연구 성과에 의해서 부각되는 주제가 있을겁니다.
(2)
따라서 사회적 전회에 대한 생각 역시 두 가지 방면으로 고려해볼 수 있겠죠. (a) 로컬한 관심사에서 촉발된 보편적 개념 혹은 (b) 로컬한 개념.
(3)
정민우님이나 Ludwig가 걱정한 것은 (b) 로컬한 개념임에도, 마치 (WERID에서 나온 연구가) 보편적 개념인양 쓰이는 상황인듯합니다.
(물론 무엇이 로컬인지 무엇이 보편인지에 대한 논쟁은 있을 것이고, 이조차 메타적으로는 굉장히 흥미로운 철학적 논쟁처럼 보입니다.
이는 스테판 스티치의 실험철학이 여러 로컬/folk한 개념 중 결국 무엇이 옳은 개념인가를 확증하기 위한 시도에서 나왔다는 점, 요근래의 철학/인지과학이 WERID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어 보입니다.)
(4)
사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b) 로컬한 개념"들"에 대한 연구에서 시작해서 (a) 그 개념들을 묶는 일종의 '가족유사적인' 보편 개념에 대해 탐구하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는 00년대 종교의 정의 자체를 공격한 종교학에서도 이루어지는 방향성이고요.)
(5)
여튼 두서가 없지만, 사회적 전환이 굳이 보편 철학이라는 기치를 훼손할 것 같진 않습니다.
왜냐하면 (1) 사회적 전환과 관련된 보편 개념을 탐구할 수도 있고 (social ontology 자체는 메타적인 보편 개념이겠죠?) (2) 로컬한 개념들도 결국 그에 상응하는 메타적 보편 개념에 대한 연구로 이어질 수 있으며 (여러 로컬들에 존재하는 race/섹슈얼리티에 대한 개념을 연구해 보편적
race/섹슈얼리티 개념을 연구해봄직 하죠. 어쨌든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인다는 것은 어떤 긴밀한 유사성이 있다는 의미니깐요.) (3) 로컬에 대한 연구는 (보편적이며 개념적 연구라는 철학의 테제를 벗어난다면) 다른 인종학/젠더학으로 분화되지 않을까요? (예컨대, 과학철학이 쿤 이후로 사실상 과학사회학/과학역사학으로 전환되면서 철학과에서는 사라지고, 대신 개별 과학의 개념을 탐구하는 개별 과학의 철학이 들어온 것처럼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