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수능 17번 칸트 문제 정답 없어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 영역 17번 문항에 정답이 없다는 대학 교수의 주장이 제기됐다.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충형 포항공대(포스텍) 철학과 교수는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게시판에 쓴 글에서 "수능 국어 시험에 칸트 관련 문제가 나왔다고 하기에 풀어 보았는데 17번 문항에 답이 없어 보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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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형 교수님은 The Philosopher's Annual 선정 2022년 올해 최고의 논문상을 받으신 분이시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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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만 읽어서는 왜 출제 오류인지 저는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십 여년 전의 제 수능 DNA를 되살려보면 저는 3번을 찍을 것 같습니다. 그냥 단순하게 생각해서, '칸트 이전까지 유력했던 견해'는 신체를 도외시한 영혼의 수적동일성을 근거로 인격의 동일성을 주장하는데, 17번의 '갑'은 신체를 인격 동일성의 구성 요소로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저는 교수님께서 말씀하지는 "얼핏 당연해 보이는 이 풀이"에서 벗어나지 못하겠습니다ㅋㅋㅋ
교수님께서 "...은 옳지 않겠군"이라는 선지의 말을, 수능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방식과는 다르게, 즉 너무 엄밀하게 이해하시기 때문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은 옳지 않겠군"는 수능에서 '두 이론이 서로 상이한 주장을 한다'는 광의의 의미이지, 칸트 이전의 영혼론자를 데려다가 현대 뇌과학의 발달로 의식을 복제하여 영혼의 수적 동일성을 위반할 수 있는 상황을 인지시키고, 그때 영혼론자가 어떻게 판단할지를 묻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후자의 관점에서는 교수님의 판단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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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과 상관은 없지만, 전 이와 같은 이유로 (독해류) 시험 자체에 반감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다른 이유들도 많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수능이 아닌 SAT (미국 수능)을 봤는데, 그때 독해 (Reading) 문제를 풀 때, "너무 엄밀하다"란 말을 너무 많이 들었거든요. SAT 수준에서는 이 정도 수준의 논리를 사용해서 풀어야하는데, 너무 생각을 많이 해서 틀리는 경우가 너무 많았습니다. 근데 제 기준에서는 정말 이해를 못하겠었습니다. 왜냐면 이 논리에 따르면 A가 답이고 저 논리에 따르면 B가 답인데, 이때부터는 논리적으로 맞는 게 무엇인지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이 시험에서 요구하는 논리적 엄밀성에 걸맞는 논리가 무엇인지 골라야하는 것 같았습니다. 근데 전 솔직히 논리적으로 어긋나면 똑같이 어긋난 것이지 뭐가 더 엄밀한지 정말 모르겠거든요. 흔히 말하는 "common sense"가 많이 부족한 편입니다.

그래서 전 예전부터 수학을 많이 선호해왔어요. "엄밀성의 정도"라는 것이 없으니깐요. 논리적으로 오류가 있으면 있는 거고, 없으면 없는 것이니깐요. 철학도 비슷한 것 같아요. 물론 과제를 할 때에는 눈치껏 정도를 잘 맞춰서 효율적으로 잘 하는 사람들이 유리하지만, 그나마 연구를 할 때에는 그 차이가 덜 한 것 같아서 철학을 즐기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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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풀배터리 같은 검사지에서 어떤 답을 골라야 맞는지 헷갈리는 것도 이런 이유 같아요. 특히 "나는 ~이 아니다"나, "~하지, ~하지는 않다." 같은 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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