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에 대해서 요즘 관심을 갖고 있어서 한 번 덧붙여볼게요. 일단 (1)을 보기 가장 좋은 곳은 엔치클로페디 §1 이라고 생각합니다:
philosophy can, of course. pre suppose some familiarity with its ob-jects; in fact it must presuppose this, as well as an interest in these ob-jects [Gegenstand]. The reason is that in the order of time consciousness produces representations of ob-jects before it produces concepts of them; and that the thinking spirit only advances to thinking cognition and comprehension by going through representation and by converting itself to it.
예전에 Gegenstand 와 Objekt의 구분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Gegenstand'와 'Objekt'의 차이 - yhk9297 님의 게시물 #9
덧붙이자면, 헤겔에게 Gegenstand란, 개념론의 맥락에서 언급되는 Objekt와 다르게, 말 그대로 Gegen-stand, 즉 의식이나 생각에 대립하는 무언가로 보여집니다. 외적 물체가 될 수도 있고, 논리학의 물체가 될 수도 있겠지요. 그렇다면 §1이 이해가 되기 시작합니다. 의식이 표상을 먼저 만들어내야 그 다음에 철학적 개념들을 생각해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건 §3에서도 되풀이되는 내용입니다:
Since the determinacies of feeling, of intuition, of desire, of will ing, etc., are generally called representations, inasmuch as we have knowledge of them, it can be said in general that philosophy puts thoughts and categories, but more preCisely concepts, in the place of representations.
그러니깐 헤겔에게 있어서 매개와 생각의 구분은 처음에 의식/사물의 대립을 통해 표상을 얻어내고, 그 표상에 기반하여 개념을 만들어낸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 요즘 헤겔의 논리학이 꼭 선험적이진 않을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선험적이지 않다고 해서 필연적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전 논리학을 후험적이고 필연적이라고 생각하네요. 다시 말하면 논리학의 변증법은 필연적으로 특정 모양을 띄어야하지만, 그 모양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철학이나 과학의 발전이 있어야한다... 정도로 보고있습니다.).
두 분이 하고계신 논의에 딱히 기여를 하는 것 같진 않지만, 그냥 흥미로우니 추가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