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재론', '관념론' 같은 용어는 정확히 어떤 맥락에서 쓰이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천차만별이라 단순히 본문에서 정리한 방식으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예컨대
처럼 실재론을 물리학적인/물리주의적인 접근이라고 규정하는 일은 과학적 실재론에만 타당한 일일 수 있습니다. 이 용어들의 의미 및 다양한 사용 맥락에 대해서는 SEP를 참조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plato.stanford.edu/entries/realism/
https://plato.stanford.edu/entries/idealism/
칸트와 현상학에 대해
이라고 말씀하신 것은 아주 틀린 기술처럼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들 철학적 입장을 본문에서와 같은 식으로 단 한 문장으로 기술하면 왜곡과 오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테면 단순히 본문에서처럼 기술하면 현상학과 칸트의 입장을 버클리 식 관념론이나 헤겔 식 관념론과 제대로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제 생각에는 아무런 철학적 배경도 전제되어 있지 않은 진공상태에서 이런저런 개념들을 거론하며 질문을 던지는 것보다,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철학적 주제들을 숙고하시는 데에서 시작해야 유의미한, 좋은 질문이 가능한 듯 보입니다. 예컨대 실재론과 관념론에 대한 칸트의 입장이 궁금하다면 『순수이성비판』 및 그와 관련된 문헌들을 탐독하고 그에 관련한 구체적인 질문 (예컨대 "순수이성비판에서 칸트가 초월적 관념론을 주장하면서 동시에 경험적 실재론을 받아들인다고 말하는데, 두 가지가 정확히 어떻게 양립 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을 던지실 때 더 유의미하고 내실 있는 답변을 얻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Ps. '관념론', '실재론' 등을 나름대로 규정하기 위해 도입하신 '실체'라는 개념 역시 전문적인 용어이고 맥락마다 다른 의미를 갖습니다. 예컨대 '실체'는 아리스토텔레스 형이상학에서처럼 "첫째가는 의미에서 있는 것"이라는 뜻일 수도 있고, 아니면 칸트에서처럼 "시간 속에서 지속하는 것"의 의미를 지닐 수도 있습니다. 이 역시 구체적인 철학자들의 논의에 대한 언급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Pps. 서강올빼미의 질문자들께서는 검색 기능을 적극 활용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해당 분야를 전공하시는 전공자들께서 다음 예시처럼 좋은 글들을 많이 남겨두신 경우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