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집에서 속죄론으로 스몰 토크하기?!

지하철 천 원 빵집에서 빵을 사는데, 제가 어깨에 끼고 있는 책에 주인 아주머니가 관심을 보이셨네요.

아주머니: 책 읽으시네? 무슨 책 읽어요?

나: (지나가는 상투적인 말인 줄 알고) 아, 네, 하하.

아주머니: 제목 좀 알려줘요.

나: 아, 하하. 그냥 별 내용은 아니에요.

아주머니: 제목을 안 알려주시네. 우리 아들도 공부를 해서 내가 관심이 많아요.

나: 아… 이런 책이에요.

아주머니: 속죄의… 본질 논쟁…? 음… 제목이 어렵네… Gentleman!

나: 하하;;;

딱히 제목을 안 가르쳐 드리려 했던 건 아니지만, 빵집에서 갑자기 신학 책으로 스몰 토크 하는 게 뭔가 어색해서 말을 돌리려 했는데, 역시 아주머니가 책을 보시자 3초 간 정적이 흘렀습니다. 철학, 종교학, 신학으로 스몰 토크를 하기 싫은 건 아닌데, 이 주제들로 어떻게 '스몰' 토크를 해야 하는지 아무리 고민을 해도 모르겠네요ㅠㅠ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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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카페에서 이승종 교수님의 비트겐슈타인 새로 읽기 읽다가 옆의 분이 그건 도대체 무슨 책이냐고 물어보신 적이 있습니다 ㅋㅋ 궁금해하셔서 빝겐 철학을 후려쳐서 설명해드렸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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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예전에 카페에서 컬리역 스피노자 전집을 꺼낸 적이 있었는데, 옆에 한 노인분께서 "책이 엄청 크네!!"라고 하시면서 소스라치시더군요. 내용에 대해 물어보시진 않았지만, 재미난 경험이었습니다. 약 800쪽에 하드커버라서 놀라실 만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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