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더니즘은 지적 사기인가?: 로저 스크루턴의 『우리를 속인 세기의 철학가들』에 대한 단상

사실 잘은 모릅니다만, 로저 스크루턴은 "정통파 분석철학자"인지 약간 갸웃하게 되는 면모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본 포럼에서도 종종 호명되는 티모시 윌리엄슨과의 지면상 논쟁에서

인간 세계, 즉 에드문트 후설이 '생활세계(Lebenswelt)'로, 윌프레드 셀라스는 '이유의 공간(space of reasons)'으로 칭한 바 있던 그 세계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은 자연에 대한 과학적 서술에서는 사라져버린 개념 및 개념화다. 순수성, 순진함, 비극성, 희극성, 우아함, 세련됨 같은 것은 과학이라는 책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식의 유려한 글쓰기를 보면 로저 스크루턴은 또 흥미로운 위치를 점하는 철학자가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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