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 미학/덕윤리학 관련 책 질문 드립니다

(1) 우선 저는 니체나 푸코 전공자가 아니라는 점을 미리 알립니다. 그래서 질문이 제 댓글에 의해 촉발되었음에도, 제 이해가 (학술적으로) 맞다 보장하기 어렵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이해라는 점을 감안하고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2) 제가 이해하는 푸코의 실존미학이란 이렇습니다.

전전반기 푸코의 계획은 인간이란 사회에서 주어진 에피스테메(?, 정확한 용어가 기억나지 않네요. 대충 사회가 가진 규범이라든가 선입관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에서 벗어난 생각을 가지기 어려우며, 어떻게든 이 에피스테메의 영향 하에서 인간 생각이 성립함을 보여주려 한듯 합니다.

후반기로 가면서 푸코는 다음과 같은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인간(의 생각)이란 사회적 산물인데, 여기에 저항하려면 어찌해야하는가? 달리 말해, "인간이 자신의 의지를 통해 사회적으로 구성된 자신(의 생각)을 벗어나려면 어찌해야하는가?"를 고민한듯합니다. (이걸 멋진 말로, 인간은 스스로를 예술 작품으로 만들어야한다라고 푸코를 표현했고, 그렇기에 실존 미학이라고 부리는듯합니다. 자기 스스로의 삶의 방식[실존]을 예술 작품처럼 아름다운 것[미학]으로 만들어야한다.)(저는 그래서 실존미학의 미학은, 수사적 표현이라 생각하는 쪽입니다.)

이 질문은 굉장히 구체적인 예시로 명확해집니다. 자기자신이 게이라고 해봅시다. 푸코가 살던 시기 게이에 대한 차별은 극심했습니다. 문제는 게이들 역시도 사회의 영향으로 자기자신에 대한 혐오를 "내면화"했습니다. 이렇게 내면화된 혐오에 대항하여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 실존미학의 지향이라 전 생각합니다.

푸코는 이를 위해 고대 그리스 철학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그리고 당시 학자들이 제기한 여러 이론들이 결국, (평범한) 자기자신을 변화시켜 이상적인/덕스러운 인물로 만들기 위한 "테크닉"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이를 발전시키다 죽습니다.

(3) 덕 윤리학은 기본적으로 전혀 다른 뿌리를 가집니다. 덕 윤리학은 사람이 윤리적인 행동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덕" 혹은 개인이 가진 도덕적 성품이라 주장합니다. (이와 대비되어 의무론이라면 의무가, 결과론이라면 행위의 결과가 가장 중요하고 우선 고려되어야한다 주장하겠죠.)

(비록 덕 윤리학도 푸코처럼 고대 그리스 철학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지만) 지금까지 덕 윤리학은 대체로 이 "덕"이란 무엇인지 규명하려는 일종의 메타 이론이였습니다.

하지만 이 논의의 자연스러운 다음 단계는 "그래 덕이 그거라 해보자. 그러면 그 덕을 평범한 인간이 어떻게 얻을 수 있는데?" 여기서 덕 윤리학과 푸코의 실존 미학이 만나는 지점이라 전 생각합니다.

인간이 어떻게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는가?

아쉽게도 이 논의는 지금 학계에서도 굉장히 초보적인 수준입니다.

2개의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