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데거는 아주 명료하지만 크립키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제 사견입니다만, 콰인의 글은 적어도 현 시점에서 되돌아보면 그리 '명료'하지 않다고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 러셀의 글쓰기와도 비슷한 느낌인데, 고아한 필치를 자랑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해야할까요? 그리고 정도는 다르지만, 이 비슷한 느낌을 <존재와 시간>을 읽을 때에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어쩌면 이들 모두 현대 이전 '고전식 교육'을 받은 세대였기에 그런 공통된 느낌을 받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어쩌면

결국 각자가 '명료하다'고 믿는 필치는 그 시대/세대에 따라 상대적인 것 아닌가?

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는데, @Virtuoso 님이 말씀하신 티모시 윌리엄슨이 어느 인터뷰에서 대략

요즘 젊은 철학자들 보면 우리 세대나 선배 세대들보다 평균적으로 글을 더 명료하게 잘 쓴다

는 요지의 언급을 한걸 보고서 '요즘 세대 철학자들 글쓰기가 더 명료하다'는 저의 인상이 틀리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윌리엄슨 본인의 글도 @Virtuoso 님이 말씀해주신 것처럼 빡세죠 ... @Raccoon 님이 번역 연재하고 계시는 "우리는 어떻게 여기에 오게 됐는가"를 처음 읽고서 '아니, 이 양반이 이렇게 재미지게 글을 쓰기도 한다고?'라고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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