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논집 평론』에 저의 논문에 대한 평론이 수록되었습니다

서강대학교 철학연구소에서 이번에 새로 발행한 『철학논집 평론』에 저의 논문 「사용 이론과 회의주의를 넘어서: 비트겐슈타인의 정적주의」에 대한 평론이 수록되었습니다. 논평자는 서상복 선생님이시네요. 서상복 선생님은 「W. Sellars의 통관 철학: 과학 세계와 도덕 세계의 융합」이라는 논문으로 서강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으신 분입니다. 『러셀 서양철학사』를 비롯한 다수의 책을 번역하신 분으로도 잘 알려져 있으시죠.

저는 학부 2학년 2학기에 서강대학교에서 서상복 교수님의 인식론 강의를 수강했던 적이 있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서상복 교수님과의 만남은 제 철학 공부의 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사건이기도 했어요. 그 당시에 저는 영어 독해에 굉장히 자신이 없어서 고민하던 학생이었거든요. 그런데 서상복 선생님께서 에리히 프롬의 The Art of Loving을 영어 공부용 텍스트로 적극 추천해 주셔서, 그 해 겨울 방학 내내 이 책에 나오는 모든 단어들 외우고 이 책에 쓰인 모든 문장들을 하나하나 분석하면서 독해 훈련을 하였습니다. 정말로, The Art of Loving을 독파하고 나니, 그 이후로는 영어 텍스트를 읽을 수 있는 힘이 생기더라고요. 물론, 지금도 영어는 저에게 여러 가지로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서상복 교수님의 조언과 격려가 없었다면 영어 독해에서 소위 ‘한 단계를 넘어서는’ 경험을 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이번 평론에서 논문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나올까봐 조금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내용을 확인해 보니, 서상복 교수님께서 논문을 굉장히 긍정적으로 읽어 주셨네요. 논문의 전체 내용을 깔끔하게 정리하시면서, 중간중간에 논문의 주장을 보충할 수 있는 몇 가지 세부적인 코멘트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글을 써주셨습니다. 제 논문이 이렇게나 꼼꼼하게 읽혀지고, 후한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하니, 정말 기쁘네요.

이번 평론을 통해 논문의 내용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논의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철학논집 평론》 2022년 특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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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논문은 헤겔 논문도 어려운 저라서... 비트겐슈타인을 한 번도 읽어보지 않은 저로써는 도저히 읽을 엄두가 안 나는 논문이네요. 그래도 축하드립니다!

혹시라도 안 읽어보셨다면, 조지 오웰의 책도 추천합니다. 1984 읽고 또 읽을 때마다, "아, 이게 좋은 영어구나~" 혹은 "이래서 좋은 영어구나~"라고 깨닫게 되더라고요. 저도 교수님들이 영어 못한다고 까면서 조지 오웰 읽으라고 했거든요. 조지 오웰 읽으면서 많이 는 것 같습니다. 저도 언제 시간되면 에릭 프롬 Art of Loving도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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