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있어 '올해의 작가'는 가라타니 고진이다. S대 철학과 대학원생 J씨의 추천으로 올해 1월 9일에 『트랜스크리틱』을 읽기 시작하여 도서출판 b에서 나온 가라타니 컬렉션을 대부분 구매했다. 저 책들 중에서 『세계공화국』, 『트랜스크리틱』, 『세계사의 구조』, 『철학의 기원』, 『윤리21』, 『유동론』은 완독하였고, 『근대문학의 종언』과 『사상적 지진』은 부분적으로 읽었다. 가라타니의 글들은 전통적 의미의 '학술 논문'보다는 자유분방하면서도 일반적인 '비평'보다는 훨씬 수준이 높았다. 칸트와 마르크스를 축으로 삼아, 철학, 문학, 역사를 넘나들면서, '어소시에이션'이라는 대안적 공동체를 향한 자신만의 독창적 사유를 제시하는 가라타니의 입장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가라타니가 주장한 내용 중에는 내가 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많이 있지만, 적어도 가라타니의 글쓰기 방식 만큼은 앞으로 모범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