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마법 발사는 어디로 하냐?"(feat. 천명신도)

아래 링크의 글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184회 서산철학강좌가 끝나고 집에 와서 아내에게 강좌 자료를 보여주니, 굉장히 신기해 하더라고요. 특히, 이황의 천명신도를 보여주면서 이광호 교수님께 들은 것을 설명해줬죠.

: 이게 퇴계 이황이 그린 천명신도라는 건데, 성리학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을 나타낸 거래. 동그란 원의 안쪽 위에 '천명'이라는 게 있잖아. 인간이 천명을 받았다는 거래. 그리고 가운데 사각형 안에 있는 동그란 두 개의 원에는 '4단(인의예지)'이랑 '7정(희노애락애오욕)'이 있잖아. 아래쪽에는 '사단이지발'이랑 '칠정기지발'이라고 그림에 대한 설명도 되어 있어.

아내: 오, 그럼 이게 '성리학의 인체 해부도'네?!

: 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가?!?!

아내: 그런데 마법은 어디로 발사되냐?

: 발사??

아내: 아니, 이 그림이 세상의 구조고 인간의 구조라며? 그럼 그 구조에서 뭔가가 실제로 나와야 하는 거 아니야? 구조가 있고 거기서 만들어지는 게 있으면, 그 사이가 '마법 발사!'인 거지.

앞으로 '마법 발사' 못하는 형이상학들은 실재의 구조를 그려냈다고 자부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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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분께서는 굉장히 라이프니츠적인 사고를 하고 계시는군요?? 쓰임이 존재하지 않는 앎은 진정한 앎에 도달한 것이 아니다.. 최소한 마법이라도 발사 할 줄 알아야되는 것이 아니냐.. 조금만 더 일찍 태어나셨으면 인간 정신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도 있었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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