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강올빼미에 논리학에 관심이 있어서 들어왔다가 잠시 휴식기를 가지고 논리학에 이어 종교철학에 관심이 생겨 다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본래 가톨릭을 믿는 그리스도교 신자였으나 무신론쪽으로 마음이 기울다가 다시 가톨릭 신앙을 회복하게 되었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영향이 큰 것 같네요^^) 특히 YOUN님의 글 중에서 논리학을 많이 읽다가 그리스도교 신학과 관련하여 깊이있고 지적인 자극을 주는 신학 글을 읽고 항상 영감을 받고 있습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궁금한 점에 대해서 질문드리자면…
현재 앨빈 플랜팅가의 <지식과 믿음>을 읽으려고 생각 중입니다. 이분께서 인식론과 가능세계 이론으로 기독교의 신 존재 논증을 엄밀히 전개하신다고 알고 있는데, 이 책의 난이도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합니다. 전문적으로 신학이나 철학을 공부하지 않았기에 다 이해하는 것은 애초에 기대하지 않고 이 책의 중심 생각정도만 이해하기에 어떤 논문이나 책을 읽어야 할 지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오, 플란팅가의 『지식과 믿음』은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물론, 독서 경험이나 철학적 배경 지식이 전혀 없는 분들이라면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철학책들 중에서는 상당히 평이하게 쓰인 편에 속합니다. 이 책을 곧바로 공부하시기가 어렵다면, 마이클 피터슨 , 윌리엄 해스커 , 브루스 라이헨바하 , 데이비드 배싱어가 쓴 『종교의 철학적 의미』 제7장을 참조하시면 좋습니다. 증거주의 인식론과 그에 대한 플란팅가의 비판을 간략하개 잘 소개하고 있습니다.
또 일반 인식론 교과서 중에서도 김도식의 『현대 영미 인식론의 흐름』 제4장에 증거주의에 대한 플란팅가의 비판과 그에 대한 재비판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종교철학 책은 아니다 보니, 소위 '개혁주의 인식론'이라고 하는 플란팅가의 전체 주장이 나와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인식론 교과서로 자주 추천하는 책인데, 플란팅가의 입장이 일반 인식론 논의에서 어떤 위치를 지니고 있는지 알기에 좋습니다.
J. P. 모어랜드와 W. L. 크레이그의 책의 경우, 솔직히 저라면 좀 추천드리기가 망설여지는 면이 있습니다. 크레이그는 다소 보수적인 성향을 지닌 기독교 형이상학자라서 저는 거의 동의하지 않는 종류의 주장들을 제시하긴 하지만, 지적으로 아주 성실하고 본받을 만한 면이 있는 훌륭한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J. P. 모어랜드는 진화론 자체를 거부하면서 성경으로 생물학의 영역을 판단하려는 성향을 지닌 인물이라, 적어도 저의 신앙적 관점에서는 받아들이기가 참 힘듭니다. (크레이그의 경우 진화론을 거부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단지, 진화론적 설명만으로는 도덕의 토대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는 입장인 것으로 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