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받았습니다

존경하는 교수님들께 책을 받았습니다. 책을 보내주신 한 분은 가톨릭관동대학교 명예교수님이시고, 이번 저의 학위논문 심사위원 중 한 분이시기도 하신 이윤일 교수님이십니다. 이윤일 교수님은 논문 전체를 굉장히 꼼꼼하게 읽어주셨을 뿐만 아니라, 논문의 철학적 내용에 대한 조언과 함께 문장 표현과 오탈자에 대해서까지 아주 세심하게 지도해주셔서, 저는 논문 작성 과정에서 지도교수님만큼이나 이윤일 교수님께 많은 빚을 졌습니다. 사실 제 이번 학위논문은 다소 논쟁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는 글이고, 그래서 논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분들께 제 논문의 부족한 부분들을 지적받을 때마다 앞이 막막하기도 하였는데, 이윤일 교수님께서는 비판적 시선을 유지하시면서도 언제나 호의적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제 글을 독해해주셔서, 저는 논문 작성 과정에서 이윤일 교수님께 큰 위안과 격려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통과를 축하해 주시기 위해 책들까지 전해 주시니, 저로서는 정말 갚을 수 없을 만큼 큰 은혜를 입어서 부끄러우면서도 감사한 마음입니다.

교수님께서 주신 윌 듀란트의 『철학사화』(하편)은 발간된 지 79년이나 된 책이고, 교수님께서 오랫동안 간직해 오신 책이라고 합니다. 교수님의 학부 시절 당시에는 번역된 철학사 책들이 별로 없어서 듀란트의 책이 학생들에게 마치 보물과도 같았고, 그래서 교수님께서도 1977년에 이 책을 헌책방에서 발견하시고는 곧바로 구매하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철학 고서로서 가치가 큰 책일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이윤일 교수님의 추억이 묻어 있는 만큼, 이 책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 저에게는 큰 영광입니다.

『의미, 진리와 세계』는 교수님의 학위논문을 단행본 형태로 출판한 책입니다. 저도 그동안 이윤일 교수님께서 쓰신 퍼트남, 데이빗슨, 더밋에 대한 논문들을 단편적으로 읽었지만, 이렇게 한 권의 책 속에 교수님께서 영미권 실재론-반실재론 논쟁의 철학사적 흐름을 집약해 두셨다는 사실은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제가 미리 알았더라면, 석사 시절에 영미철학자들을 공부하면서 방황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항상 곁에 두고 읽으면서, 영미철학을 공부할 때마다 참고해야겠습니다.

그렐링의 『철학적 논리학』 번역서와 로티의 Philosophy as Poetry도 제가 평소에 관심을 가지던 책들이었습니다. 그렐링의 책은 2005년 선학사 판본으로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는 저에게 주신 개정된 2023년 판본으로 참조해야겠습니다. 또 로티의 책은 그동안 제목만 익히 들어서 알고 었지만, 실물로 받게 되어서 기쁩니다.

책을 보내주신 다른 한 분은 숙명여자대학교의 서정혁 교수님이십니다. 이번에 새로 출간된 헤겔의 『철학백과』를 학과사무실을 통해 저에게 보내주셔서 정말 놀랐습니다. 저는 서정혁 교수님의 성함을 번역서나 논문을 통해 종종 접하기는 하였지만, 직접 뵙거나 연락을 드린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아마도 서정혁 교수님께서 제 지도교수님이신 이승종 교수님께 새로 출간된 번역서를 전달 드리는 과정에서, 저에게도 책을 한 권 선물로 주신 것 같습니다. 사실, 이 번역서를 구매하기 위해 몇 주 동안 돈을 따로 모으고 있었던 터라, 가난한 대학원생인 저에게는 이번에 선물로 받은 번역서가 정말 귀합니다. 서정혁 교수님께 SNS를 통해 감사 인사를 드리니, 교수님께서 학위 후에도 초심을 잃지 말고 학문 연구에 좋은 결실을 맺기를 바란다는 덕담을 해주셨네요. 비록 제가 헤겔 전공자는 아니지만, 귀한 책을 받은 만큼 앞으로 열심히 이 책을 읽어서 헤겔 철학을 공부의 자양분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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