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사 연구자들을 위로해 줄만한 로크의 격언

이 [언어 자체의 결점이] 우리로부터 먼 시대, 다른 국가에 살던 인간들의 저술에 어떤 모호성을 불가피하게 불러왔는지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학식 있는 사람들의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책[, 즉 그들의 주석서]들이, 고대의 저자들이 진정으로 의미하고자 했던 바를 밝혀내기 위해 어느 정도의 집중, 연구, 명석함, 추론이 요구되는 지를 충분할 정도 이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의미에 관해 [그것이 잘 이해될 만큼] 배려한 저술은 없으므로, ..... 우리가 [이에 대한] 실수를 저지를 때, 우리는 단지 자신의 의견들을 적은 다른 저자들의 뜻에 대해 덜 불안해해도 괜찮을 것이며, 그들이 우리의 의견을 아는 것보다 우리가 그들의 의견을 더 알아야 할 필요성 역시 없다. 우리의 선함이나 악함은 그들의 언명에 의존하지 않으므로, 우리는 그들의 개념에 대해 무지해도 괜찮을 것이다. 고로 그들[의 저술]을 독해할 때, 그들이 적절한 명확함과 명석함을 가지고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그들[의 책]에 어떤 해도 가하지 않으면서, 그것들을 어느 한 구석으로 치워놓고 우리 자신을 내버려 두어도 좋을 텐데, "왜냐하면 이해받고자 하지 않는 이는 무시당해도 좋기 때문이다(Si non vis intelligi, debes negligi)". (『인간지성론』 Ⅲ. ⅸ.10)

독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글들을 우리가 열심히 독해하느라 스트레스 받을 필요는 없다는 로크의 격려였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게 로크 본인한테도 적용되는 말이 아니냐고 하실 텐데, 제가 굳이 변호해보자면, 로크는 그냥 동시대 철학자들에 비교해서 글빨이 좀 딸릴 뿐이지 아예 못 알아먹을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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