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b 조기조 대표님의 SNS에 이번 『경험론과 마음 철학』 번역본에 대한 소개 글이 있어서 여기도 가져와 봅니다.
도서출판 b에서 올해 첫선을 보이는 책은 윌프리드 셀러스(Wilfrid Stalker Sellars)의 <경험론과 마음 철학>(Empiricism and the Philosophy of Mind)이다. 도서출판 b에서 공을 들이고 있는 ‘마음학 총서’ 8번으로 출간되었다. 정문열 교수(서강대 아트&테크놀로지학과)는 ‘단 한 문장도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한 땀 한 땀 바느질하듯이 옮겨 놓았다고 한다. 특히 이 책의 정수라고 여겨지는 8장(32~38절)의 주해를 별도로 덧붙이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윌프리드 셀러스는 한국에서 처음 소개하는 학자다. 셀러스는 피츠버그대학교에서 동시대 분석 철학의 중심 흐름이 된 ‘피츠버그 학파’ 철학 전통의 기초를 확립했다. 셀러스는 미국 실용주의의 요소를 영미 분석 철학, 오스트리아, 독일 논리실증주의와 종합하려고 한 최초의 철학자였다.
셀러스의 <경험론과 마음 철학>은 제목 그대로 ‘마음 철학을 열어젖힌 후기 분석 철학의 기념비적 저작’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 셀러스의 뒤를 이어 ‘피츠버그 학파’를 이끌고 있는 로버트 브랜덤(Robert Brandom)이 ‘스터디 가이드’라는 제목으로 상세한 해제를 붙여 놓았다. 브랜덤은 셀러스의 논문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나아가 셀러스의 숲을 꿰뚫어 볼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수년에 걸쳐 작성된 노트”를 작성해 놓았다. 그리고 리처드 로티(Richard Rorty)가 서문을 쓰며 이 책을 완성한다. 다시 말해 셀러스-브랜덤-로티, 이 세 이름이 한데 모인 것만으로도 이 책은 관심을 가질 가치가 있다.
리처드 로티는 서문에서 셀러스의 이 책을 초기 분석 철학에서 후기 분석 철학으로의 전환을 알리는 세 편의 기념비적인 저작 중 하나로 소개하면서 “셀러스의 모든 저작 중에서 「경험론과 마음 철학」은 가장 널리 읽히고 가장 접근하기 쉬운 글이다. 이 글은 대부분의 분석 철학자들이 셀러스에 대해 아는 것의 전부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거의 충분할 정도로, 이 글은 하나의 완전한 철학 체계의 전형”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분석 철학’ 혹은 ‘마음 철학’을 공부하는 연구자들은 모두 알고 있는, 반드시 거쳐야 할 필독서이자 현대 철학이 반드시 경유해야 할 거대한 관문이다.
개인적으로, 셀라스는 제가 읽어 본 철학자들 중에서 영어 글쓰기가 가장 괴랄했던 인물들 중 한 명이었습니다. (다른 한 명을 꼽자면 스탠리 카벨이 있네요.) 도대체 셀라스를 한국어로 번역한다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이 들 정도로요. 그래서 번역본이 올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도 과연 역자분이 얼마나 꼼꼼하게 문장을 옮기셨을지 걱정되는 마음이 있었는데, 이 글을 보니 번역본에 정성이 들어가 있는 것 같아서 안심이 되네요. (한 가지 조금 의아한 것은 '마음 철학'이라는 번역어인데요. 개인적으로 '마음 철학'보다는 '심리철학'이라는 기존 철학계의 확립된 용어를 선호하는데, '마음 철학'이라고 옮기신 데에는 아마도 역자분 나름대로의 판단이 반영되어 있지 않을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