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에서 타대학 철학과로의 편입에 대하여

안녕하세요, 저는 모 대학 학부 철학과 5학기생입니다. 철학쪽으로 공부를 계속 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정들고 학과 내에서 여러 직책도 맡았던 학교를 떠날지 고민입니다.

일단 발단을 설명하자면, 학교 교양 수업의 질이 너무 떨어져 불만스러웠던 점이 시작이었습니다. 저희 학교에서 전임교수님들은 보통 교양 수업을 안 하시고요, 시간강사를 위주로 교양이 편성되는데 이걸 정말 이 등록금 내고 들어야 하나... 하는 회의가 너무 심하게 든달까요. 문제는 학교가 교양 과목에 졸업을 위한 학점을 굉장히 많이 편성했다는 겁니다. 들어야 하는 전공 수업은 전부 들어 교양만 남은 상태인데, 교양 수업을 견디기에는 제 인내심이 너무 부족하여... 도망쳐버리네요. 제 인내심을 키우면 될 일이겠지만 다른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보니 편입이라는 선택지가 떠올랐습니다.

알아보니 편입을 하면, 졸업을 위해 전공 수업을 위주로 들으면 된다고 합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그럼 편입도 철학과로 해서 새 학교에서 철학 전공을 듣고 졸업하면 되는 거 아닐까?"하는 희망적인 발상을 떠올렸습니다. 편입 시험도 논술과 면접 혹은 영어시험을 보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근거는 없지만 자신이 없지도 않아서... 고민하다보니 원서 접수를 하루 남겨두고 있네요.

중점적으로 고민이 되는 부분은, 편입이 제 학문적 과정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는 점입니다.

부연 설명을 하자면, 저는 저희 학교 철학과에서 학부생의 학술적 활동을 담당하는 기관의 장을 맡고 있고, 이전에는 학과 학생회에서도 활동했기에 저희 철학과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각 학우분들의 관심사와 수준은 어떠한지 파악하고 있습니다. 교수님들과도 좋은 사제관계를 맺고 있고, 개인적으로 가벼운 장난까지 칠 수 있는 가까운 사이까지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님들 학회를 자주 따라다녔기에 저희 교수님들이 학계에서 어떤 위치인지도 알고 있고요.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교수님들 학회와 타학교 철학과의 학부생 학술제도 여럿 다녀보면서 느낀 점이 있는데요, 놀랍게도 저희 철학과가 다른 학교보다 공부하기에 좋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교수님들도 학계에서 존경 받는 위치에 계시고요. 교수님이 학생들에게 많은 관심을 기울이셔서 편히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경우도 드물다는 점도 알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의 연구를 발표하는 학술제의 운영과 발표에 있어서도 저희 철학과가 생각보다 괜찮더라고요... (정말 그럴 줄 몰랐습니다.)

그런데 학교는 철학과를 비롯한 인문계를 박대합니다. 학교 내에서 다른 계열에 비해 인문계에 대한 대우가 좋지 않습니다… (그런데 인문계 종합 평가는 우수하다고 하더라고요?) 학교에서는 학사 제도에 대해 수상하고 이상한 개편들을 시도했지만 계속 실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계시는 교수님들이 모두 정년하시기에 10년도 안 남았다고 알고 있고, 이미 최근에 정년하신 교수님들도 계시는데 새로 교수 채용도 없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교수님들이 학교에 계속 요청하시는데 반려된다고 들었는데, 이 학교에서 철학과가 유지될 수 있을지도 의문인 행보를 학교가 보이고 있네요.

편입을 하게 된다면 새로운 대학의 새로운 교수님들과 학우분들을 만나고, 교류해야 할 텐데, 관계를 맺는 부분에 있어 불리한 지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감내할 부분이겠습니다만, 학문적인 제 커리어(? 적당한 단어인지는 모르겠네요)에 있어 편입이 어떻게 작용할지도 모르겠고, 편입한 학교가 학문적인 부분에서 기존의 학교와 비슷한 수준을 제공해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배경 설명은 이정도로 하고, 이만 의문점들을 정리하며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여기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구구절절인 글이 되었네요.

  1. 지금 몸담고 있는 학교가 철학과만 보면 정말 만족스러운데, 학교를 전체를 보면 너무 실망스러워 편입을 고민하고 있다. 그런데 학문적 과정(대학원 진학, 유학 등)에 있어 편입이 어떻게 작용할지 모르겠다.
  2. 다른 학교의 교육 수준에 대해 미리 파악해볼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 알고 싶다.

관련하여 알고 계시는 부분이 있다면 도움을 청합니다. 제 관점에 대해 더 덧붙이거나 고쳐주시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편히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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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내용에서 신상 특정이 너무 잘 되는 것 같다는 우려와 함께…

  1. 어느 학교에 계시는지 대략 유추가 되는데, 편입을 한다 한들 아주 다이나믹한 만족도 상승이 있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2. 해당 학교 학생과 이야기나눠보는 것 외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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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우려와 조언 확인했습니다. 글 수정하는 방향을 고려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교양 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시간강사로서 뜨끔하게 되네요. 제가 질문자분의 정확한 사정을 몰라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습니다만, 그래도 몇 글자 남겨봅니다. 글에서 드러나는 정보로만 봤을 때 타 학교 철학과로의 편입의 유익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우선 어느 대학이나 '인문대'나 '철학과'에 대한 취급은 비슷합니다. 저의 짧은 경험상 인문학 연구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 대학 내에서 철학을 비롯한 인문학 연구를 증진하고 독려하는 분위기를 가진 대학 본부는 본 적이나 들은 적이 없습니다.

철학과 자체에 대해서는 만족하고 계신다고 하셨는데요. 다른 대학 철학과의 분위기는 그 대학에 직접 편입하지 않고서는 알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좋은 분위기의 철학과도 있고요. 그렇지 않은 철학과도 있습니다. 이는 작성자분이 일종의 모험이자 도박을 해야 하는 것인데, 이미 좋은 패를 가지고 계신데 구태여 모험수를 둘 필요는 없다고 보입니다. 교양 수업이 약한 것이 편입이라는 모험수를 둘 만한 중요한 요인이라 생각되지도 않고요.

  1. 편입이라는 요소가 대학원 진학이나 유학에 중요한 요소는 아닙니다. 편입을 해서 다른 대학 철학과에 진학해 대학원이나 유학을 준비하는 것이나, 현재 대학에서 대학원이나 유학을 준비하는 것에 유의미한 차이는 없을 것입니다.
  2. 여기저기서 풍문으로 그 학교 혹은 철학과의 평판이나 분위기를 들을 수는 있겠으나, 어디까지나 풍문이겠죠.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 같네요.

저는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으나 또 다른 분들은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주실 수도 있을 겁니다. 모쪼록 잘 생각해 보시고, 좋은 선택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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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또한 이 부분이 조금 마음에 많이 걸리긴 합니다.

여하간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도 다른 선생님들처럼 회의적입니다.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편입을 통해서 학문적인 부분에 이익도 불이익도 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해외 대학교 유학 지원 과정에서는 요구된 서류만 제출하면 되는 것 같습니다. 이때 편입이나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진 않을 것 같습니다. 대학과 학과에서 요구하는 형식적 조건만 맞추면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읽으면서, 지금 재학하고 계신 철학과 자체에 큰 만족을 느끼고 있고, 학과 전공 수업에서 큰 만족을 느끼셨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러면 굳이 편입을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히려 편입 이유 자체에서 뭔가... 음... 본말이 전도된 것 같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전공에 만족하고 있는 중에, 굳이 교양 때문에 편입을 감수하는 건 그다지 이익처럼 보이진 않습니다. 차라리 한 두 학기 꾹 참고 교양 이수 조건을 빨리 채워버리고, 졸업한 뒤 대학원 진학을 시도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아요.

이 부분은 다른 대학교 철학과 학생들이랑 직접 소통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마음이 기울어 있고 동하면 하는 것이고 아니면 안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해도 좋을 것이 뚜렷하게 보이진 않습니다만, 해도 나쁠 이유도 없어보여요. 편입 해봤더니 별로다, 싶으면 그냥 새로운 경험을 하고 그를 통해 배운 것이고, 편입 해봤는데 좋다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니까요. 저도 학부 때와 조교로 근무하던 때 대학 본부 행정이라든지 인문 계열을 대하는 태도(?) 같은 것들이 참 마음에 들진 않았거든요. 근데 다른 대학 재학 중이던 친구들에게서도 비슷한 얘기를 들었던 것 같아요. 제 대학도 그랬지만 다른 대학들도 마찬가지로 인문 계열 학과에 대해 그다지 호의적이진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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