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역설>
존재의 상대성에 대한 고찰.
"나는 존재한다. 그러나 동시에 부재한다.”
이 문장은 모순이 아닙니다. 오히려 ‘존재’라는 개념의 진짜 모습을 드러냅니다.
- 존재의 당연함에 의문을 던지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우리는 이 말을 믿으며, 나와 세계의 존재를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세계가 반드시 존재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지금, 우리를 증거로 하여금 확실히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현실 속에 있습니다.
바로 이 지점이, 기존 철학이 묻지 않는 핵심입니다.
“우리는 절대적으로 존재하는가?” 그리고 “존재한다는 건 무엇인가?”
- ‘세계’의 재정의
여기서 말하는 ‘세계’는 단순한 물리적 우주가 아닙니다.
세계란, 관측 가능한 모든 현실의 총합입니다.
한 존재가 있다면, 그것은 반드시 관측 가능해야 하며,
관측이 불가능하다면, 그것은 그 세계에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 다세계 개념 – 독립된 현실들
이제 ‘다세계’ 개념을 도입합시다.
다세계란 상호 간 관측, 간섭, 인식이 절대 불가능한 현실들입니다.
두 세계 A, B는 완전히 단절되어 있으며, 서로의 존재를 어떤 방식으로도 확인할 수 없습니다.
이 조건 아래에서는, ‘존재’라는 개념 자체가 세계 내부에서만 유효합니다.
즉, 어떤 것이 존재하려면 그 세계 안에서 인식 가능해야 하며,
외부에서 존재해도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동일한 취급을 받습니다.
- 존재하지 않는 햄버거
다음과 같은 상황을 가정해 봅시다:
당신의 앞에 햄버거가 있다고 ‘누군가’ 주장합니다.
하지만, 당신은 그 햄버거를 어떤 감각으로도 인식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당신과 물리적, 인식적, 논리적으로 완전히 단절되어 있습니다.
당신의 도구, 과학, 인식, 개념, 어떤 방식으로도 접근조차 불가능합니다.
이럴 때, 우리는 그것을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니요.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존재란 ‘세계 내부의 상호작용 가능성’에 의해 정의되기 때문입니다.
햄버거가 다른 어딘가(예: B세계)에 실재한다고 해도,
A세계의 당신에게 그것은 **절대적 무(無)**입니다.
- 존재의 정의, 그리고 역설
이제 우리는 ‘존재’라는 말을 이렇게 다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존재란, 특정 세계 내에서 관측 가능하고 인식 가능한 상태에 있는 것.”
이 정의에 따르면, 존재는 절대적 개념이 아닙니다.
관측자와 그가 속한 세계의 구조에 따라 성립하는, 상대적 개념입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명제는 참이 됩니다:
“나는 존재한다. 그리고 동시에, 어떤 세계에서는 나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이 존재의 역설입니다.
존재는 언제나 세계 안에서만 존재하며, 세계 밖에서는 부재합니다.
- 결론
우리는 존재를 막연한 실재로 착각합니다.
그러나 이 논리를 따라가면, ‘존재’는 곧 관측자-세계 시스템 내에서만 성립하는 관계적 상태일 뿐입니다.
즉,
관측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하지 않으면 관측될 수 없다.
이 둘은 동치입니다.
따라서,
“존재”란 개념은, 어떤 절대적 실재가 아니라, 세계 내부에서 성립하는 구조적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