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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요, 전 이 글을 높게 평가하기가 힘드네요.
여러 흥미로운 아이디어들을 하나로 꿰는 (어떤 의미에서) 시적인 에세이라는 점에서는 높게 평가하겠지만, 결국 이 글은 한 두 문장으로 요약될 수 있고 ([1] 이데올로기 교육와 외주화된 폭력이 일상화된 현실, [2] 인공지능과 대비되는 인간다움 [3] 수치심의 회복), 이 세 가지 주제가 어떻게 연관성이 있는지는 굉장히 모호합니다.
사실 지젝이 가진 이런 문학성이야 말로 그의 능력이라 생각하지만....이 문제에서 헤겔이니 라캉이니 심지어 그레이버에 대한 논의조차 전 유럽 지식인 특유의 현학적 젠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게다가 현재 사회 체제의 위기와 AI에 대해서 훨씬 솔리드하고 디테일한 논의가 가능할텐데, 결국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한다는게, 시의가 맞을 뿐 - 무언가 그 너머를 바라보는 의의가 있다 생각하기 어렵네요.
뭐....제가 삐딱한 걸 수도 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