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철학자들은 단지 프린스턴이나 버클리, 하버드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들에만 영감을 얻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 [……] 기독교 공동체가 철학적으로 일해야만 하는 다른 주제들이 있다. 그리고 분명한 사실은, 기독교 철학자들은 관련되어 있는 철학적 작업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만약 그들이 비기독교 철학계에서 유행할 수 있는 주제에 최선을 다하여 노력을 기울인다면, 그들은 기독교 철학자로서 자신들의 임무가 가진 중대하고도 핵심적인 부분을 소홀히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비유신론적 철학 체계의 프로젝트와 관심사와 관련하여 더 많은 독립성, 더 많은 자율성을 가지는 것이다."
블로그 이웃분이 플란팅가의 논문을 번역해 두신 것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알빈 플란팅가(Alvin Plantinga)는 영미권의 영향력 있는 형이상학자이자, 니콜라스 월터스토프(Nicholas Wolterstorff), 제임스 K. A. 스미스(James K. A. Smith), 리처드 스윈번(Richard Swinburne) 등과 함께 우리 시대의 가장 뛰어난 그리스도교 철학자로 손꼽히는 인물입니다. 그는 이 글에서 그리스도교 철학자들이 주류 철학의 최신 유행에 매몰되기보다는, 그리스도교 공동체에 필요한 고유의 프로젝트를 더 열심히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하죠. 개인적으로, 저에게는 참 많은 공감이 되는 글이네요. 저는 그리스도교 철학이 그리스도교 신앙 속에 암묵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세계관(world view)'을 명시적으로 기술하고, 정당화하고, 발전시키는 과업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해서요. 주류 철학의 연구 주제만 따라가는 작업으로는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관심을 가지는 이런 고유한 문제를 다루기는 어렵겠죠. (하지만 정작 플란팅가 본인은 분석적 형이상학의 여러 최신 담론들에서조차 종종 인용되는 1급 철학자라는 것이 함정이지만요.)
알빈 플란팅가의 "그리스도인 철학자들에 드리는 고언(Advice to Christian Philosopher)"
https://blog.naver.com/poongkyung1205/2222153669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