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사적인 철학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철학을 입문하기 전 가졌던 필자의 생각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철학을 공부해 왔다.

첫 공부는 가장 상관이 있다고 생각한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였다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죽음으로서 삶은 완성되는가

이제는 어떤 철학자가 어떤 말을 했는지 자세한 내용도 생각나지 않는 멀다면 먼 과거의 시작이었다.

철학은 필자에게 해답을 주지 않았다.
'삶의 목표는 스스로 찾고 설정하는 것이다' 라는 말 이외에는

그 후로 다양하고도 서로 상관없어 보이는 여러 철학적 내용 또한 접하게 되었다.

참과 거짓에 관한 논리학

내가 보고 진짜라고 생각하고 있는 게 정말 진짜일까? 인식론

과거의 철학자들의 시점은 이러했다. 고대 서양 철학, 동양 철학

너라면 어떤 선택을 할래? 실천 윤리학

죄송하지만 이해를 못하겠어요.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 (아직도 이해 못했음)
등등

많다면 많은 시간이 지나갔다

그 시간 사이에 여러 철학적 질문은 타인에 의해 혹은 나 스스로에 의해 질문되어 왔다

"삶은 고통뿐이고 앞으로도 고통일 것이다. 왜 우리는 계속 살아야 하는가."

"그래서 철학은 뭐하는 학문인데?"

"자유 의지? 사람은 생물학적 기계일 뿐이야. 자유 의지는 허상이야"

등등

곧바로 나올 수 있던 답도, 나올 수 없던 답도, 이제는 해줄 수 없던 답도 있었다.
오늘 밤 또한 여러 생각이 스쳐지나 갔고, 스스로 사유하고 있는 필자를 보았다

맨 처음 가졌던 질문은 시간이 지나 형태가 바뀌었고, 드디어 답을 할 수 있는 질문이 되었다

'난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호기심

내가 좋아하는 질문의 답이 궁금하다
내가 좋아하는 만화의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
내가 아직 먹어보지 못한 요리의 맛이 궁금하다
내가 아직 보지 못한 내일의 세계가 궁금하다

졸업을 앞둔 내가 찾은 나만의 정답이다

혹여나 자신만의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철학을 공부하고 있다면, 생각보다 이 학문은 도움이 될지 모른다

지극히 사적인 철학이었다.

3개의 좋아요

개인적으로 삶의 의미는 태어난 것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태어났기에 삶에 의미가 생겨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살아가는 지가 문제인데, 살아가는 이유는 태어났으니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태어났으니 의미는 이미 생겨났기에 살아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또 사는 게 무의미하게 느껴질 것만 같은데, 그냥 의미가 있는 이 삶에서 살아가는 것 자체가 동기인 것 같습니다(개인적으로 저에게는).
마치 목적지를 정해 놓지 않고 망망대해에서 가고 싶은 곳으로 가는 것 같다고 해야 되나?
10미터 앞으로 가고 싶으면 가고, 뒤로 5미터 가고 싶으면 가고, 옆으로 8미터 갔다가 후방으로 5미터 갔다가 전방으로 50미터 가고..... 대충 이것처럼 가고 싶은 곳을 '개척'하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 그냥 살고 싶은 대로 사는 게(물론 피해를 막 끼치면서 살라는 건 아니고, 지킬 건 지키면서) 삶의 동기지 않을까 합니다.

저는 좀 다르게 생각합니다.

아마 유년 시절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철학책을 집어들게 된다면 결국 「칸트에서 규제적 원리로 제시된 이념들의 체계건축술적 기능에 관한 탐구」 같은 주제로 박사논문을 쓰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12개의 좋아요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요.
이분께서 하신 '철학이 자신만의 질문의 답을 찾는데 도움이 될 거'라는 말이 철학과를 가는 게 도움이 된다는 게 아니라 철학을 하는 게 도움이 될 것 같다라는 것 갑습니다.
칸트를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보다 접하고 그걸 거름으로 자신만의 답을 찾는게 중요하다는 것 같습니다. ...아님 말고요...

1개의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