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있다라는 말이 정당화 될 수 있을까요

10년전부터 일론머스크는 화성에 인류를 이전시키는것을 목표로삼았는데요
지구온난화 때문에 인류가 멸멍하는걸막기위해 그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데
저는 '꼭 그래야하는 이유가있나' 하는 생각이들었습니다
물론 싸이코처럼 보이겠지만
'인류가 멸망하면 왜 안되지' 멸망해도 그만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누가보아도 인류의 멸망을 막는것은 가치있는것인데 저에게는 딱히 가치있어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무언가가 객관적으로 가치있다 라고 주장 할 수 있을까요
누군가가 저처럼 '왜'라는 의문을가지고있다면 그것은 계속해서 부정 당할 수 있을것같은데
이에관한 철학적논의가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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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실재론 (Value Realism)이란 스탠스가 있습니다. 어떤 것들은 그 자체로 (혹은 객관적으로) 가치가 있다라고 주장하는 것이지요. 철학사에서 가치 실재론자들은 많아요. 스피노자의 <에티카>도 가치 실재론을 주장하는 책입니다. 처음에 스피노자는 결정론을 주장하고, 결정론이 있다고 하더라도 객관적인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지요 (스토아 학파의 주장과도 굉장히 비슷합니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이 번역이 돼있을거에요. 근데 아우렐리우스가 가치 실재론자인지는 확실하지 않네요.). 고대 쪽으로 가면 아마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가치 실재론자들 아닐까 싶습니다. 현대 철학에서는 어떤지 잘 모르겠네요.

가치 반실재론자로는 쇼펜하우어 정도밖에 떠오르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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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네이글이 The absurd 라는 논문에서 질문의 무한퇴행, 그리고 그로인한 부조리에 관해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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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적이든 비논리적이든 결국 그 사람의 믿음,주장인 것이고 가치를 가집니다.
"일론 머스크의 생각에 동의할 수 없다."는 당연히 가질 수 있는 생각이지만 그의 가치가 정당화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은 그렇다.로 정해져 있는 것 같습니다.
일론과 그의 생각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당화 될 수 있는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테고 가치라는게 사적이거나 개인적인 견해 정도로만 사용되는 의미는 아니라서 가치를 토대로 훌륭한 주장도 많이 있구여

어떤 주장에 대해 "왜"라는 의문이 제기되었다고 해서 그 주장이 곧바로 부정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의문에 대해 적절한 대답이 제시된다면 주장이 살아남을 수도 있고, 때로는 "왜"라는 의문 자체가 사이비적인 문제제기로 드러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가령, 기하학의 정의나 공리에 대해 "왜"라는 물음을 던진다면, 그 물음은 대개 정당한 것이라기보다는, 애초에 '정의'나 '공리'가 무슨 의미인지 질문자가 정확히 이해하지조차 못하고 있다는 방증인 경우가 대부분이겠죠.)

yhk9297님이 제시하신 것처럼, 가치 실재론자라면 왜 도덕적 가치가 객관적인지(혹은 더 나아가서 형이상학적인지)에 대한 논증을 제시하여 "왜"라는 물음을 논파할 것입니다. 플라톤의 『국가』 제1권에서 소크라테스가 트라시마코스를 논파할 때 이런 전략을 취하죠. 정의란 단지 강한 자들의 이익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라는 트라시마코스의 주장에 대해, 소크라테스는 강한 자들의 이익과 관련이 없는 정의의 수많은 사례들을 제시하면서 일종의 가치 실재론을 논증하거든요.

하지만 가치 실재론이 아니라 공동체주의나 실존주의라도 얼마든지 '가치 있다'라는 말을 유의미하게 사용할 수도 있고, 그 기준에 근거한 판단을 정당화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입장들이라면, 애초에 한 공동체나 한 개인의 실존이 가치 있다고 선택한 내용들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평가하겠죠. 그런 "왜"라는 질문은 가치가 공동체나 실존과 무관하게 저 어딘가에 존재해야 한다고 암묵적으로 전제해버린 상태에서, 공동체나 실존이 선택한 가치들을 단순히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있을 뿐이니까요. 말하자면, "왜"라는 질문 자체에 들어 있는 철학적 전제들이 과연 올바른지에 대해 성찰하지 않은 채 애초에 잘못된 질문을 던졌을 뿐이라는 것이죠. (마치 기하학의 정의나 공리에 대해 "왜"라고 묻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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