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bleeding님께서 사이트에 올리신게 있으니 그 뒤의 챕터 중 몇개만 골라 요약해볼 생각입니다. 다만 같은 내용을 다시 읽어도 이게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아직도 여러군데 존재하네요... 다음을 기약하고 일단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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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기술주의에 대한 크립키의 비판과 직접지칭이론
프레게, 러셀 등이 주장하는 기술주의에 따르면 이름은 확정기술구와 의미론적으로 동등하다. 그러나 크립키는 이름과 확정기술구와 범주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한다. 이름의 의미는 확정기술구가 아니고, 이름은 확정기술구의 축약어인것도 아니다. 크립키에 따르면 이름의 의미는 그것의 지칭체이다.
ㅡ기술주의에 대한 크립키의 세가지 비판
양상논증(형이상학적 논증)
다음의 두 문장을 보자.
(1)아리스토텔레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이다.
(2)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의 가장 유명한 제자)이다.
기술주의에 따르면 '아리스토텔레스'라는 이름의 의미는 '플라톤의 가장 유명한 제자'라는 확정기술구의 의미(다른 확정기술구도 가능하다)와 같고, 그러므로 두 문장의 의미도 같아야 한다. 그러나 크립키에 따르면 두 문장은 양상적 위상이 다르다.
(1)은 필연적으로 참이고, (2)는 우연적으로 참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아리스토텔레스가 아닌것은 불가능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가 플라톤의 가장 유명한 제자가 아닌 경우는 가능하다. 두 문장의 양상적 위상이 다르다는 것은 문장에 포함된 요소의 의미가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 논증에 다른 확정기술구를 넣어도 성립한다.
오류부터의 논증(인식론적 논증)
다음의 두 문장을 보자.
(3)괴델이 존재한다면, 괴델은 괴델이다
(4)괴델이 존재한다면, 괴델은 불완전성 정리를 증명한 사람이다.
많은 사람들이 괴델에 대해 알고있는 확정기술구는 '불완전성 정리를 증명한 사람'이라는 정보 뿐이다. 그러므로 기술주의에 따르면 그들에게 '괴델'라는 이름의 의미는 '불완전성 정리를 증명한 사람'라는 확정기술구의 의미와 같고, 두 문장의 의미도 같아야 한다. 그러나 두 문장은 인식론적 위상이 다르다. 우리는 (3)이 참이라는 것을 경험적 조사없이 알수있는 반면, (4)가 명백하게 참이라는것은 추가적인 경험적 조사가 필요하다. '불완전성 정리를 증명한 사람'은 사실 괴델의 친구 슈미트지만, 역사가들의 실수로 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괴델이라고 알려지는 가능세계도 충분히 생각할수있기 떄문이다.
무지로부터의 논증(의미론적 논증)
다음의 두 문장을 보자.
(5)'n'은 o를 지칭한다
(6)'유일하게 d인 것'은 o를 지칭한다
기술주의에 따르면 사람들이 이름을 사용하는것은 곧 이름과 연관된 기술구를 유일하게 만족하는 대상을 지칭하는 것이다. 즉 (5)는 (6)의 방식으로 이해되어야한다. 그러나 크립키에 따르면 사람들은 이름을 그런 방식으로 사용하지않는다. 화자들은 이름과 연관된 확정기술구에 대해 완전히 무지할수있다. 예컨대 리처드 파인만에 대해 아는 것이 단지 유명한 미국물리학자라는 것이 전부인 사람들은 많다. (유명한 미국물리학자는 여럿이므로, 이것은 확정기술구가 아님) 그들이 '리처드 파인만'이라는 이름을 사용할떄, 그것 또한 리처드 파인만을 성공적으로 지칭한다는 것은 부정하기 힘든 직관이다.
따라서 이름과 확정기술구는 양상적, 인식적, 의미론적 위상에서 서로 다르다.
이름의 직접지칭이론
크립키는 '가능세계'의 개념을 이용하여 이름과 확정기술구를 구분한다. 가능세계란 '세계가 그럴수 있었던 한가지 방식'이다. '박근혜 씨는 2016년 한국의 대통령이다'는 현실에서 참이지만, 이것이 참이 아닌 많은 가능세계들이 있다고 말할수있다. '2016년의 한국 대통령'이라는 확정기술구는 현실에서 박근혜를 지칭하지만, 어떤 가능세계에서는 문재인을 지칭한다.(=비고정지시어) 그러나 일상적 이름 '박근혜'는 (우리가 '박근혜'로 지칭하는 대상이 존재하는) 모든 가능세계에서 박근혜를 지칭한다.왜 그러한가? 존 스튜어트 밀에 따르면 이름은 단지 특정 대상에 붙인 이름표같은 것이기 떄문에, 현재 그 대상이 가지고 있는 속성들이 달라지더라도 이름이 적용되는 대상은 달라지지않는다. 예컨대 서울 서대문구의 '신촌'은 더 이상 새롭게 조성된 마을이 아님에도 '신촌'이라는 이름을 지닌다. 따라서 이름은 모든 가능세계에서 동일한 대상을 지칭하는 '고정지시어'이지만, 확정기술구는 다른 가능세계에서는 다른 대상을 지칭할수있는 '비고정지시어'이다.
즉석확인논증
러셀의 주장을 다시 생각해보자. 러셀은, 사람들이 특정 이름이 (다른 지칭체가 아닌) 특정 지칭체를 지칭한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확정기술구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이름의 의미는 확정기술구라고 주장했다. 이를테면 조선일보의 우파 논설주간이었던 김대중과 15대 대통령 김대중 사이에서 '김대중'이라는 이름으로 대통령 김대중을 정확하게 지칭하려면, 우리는 15대 한국대통령이라는 확정기술구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크립키는 '이름 a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름 a를 그것의 지칭체와 어떻게 연결시킬수있는가?'의 문제는 다른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름의 의미는 여전히 그것의 지칭체이다. 또한 크립키의 인과역사이론에 따르면, 러셀의 주장과 달리 특정 이름이 무엇을 지칭하는지를 알기 위해 확정기술구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