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얼마 전 철학에 입문한 고등학생입니다.
제가 본디 일본사를 미래의 전공으로 생각하고 공부하던 사람이라 철학의 기초에 많이 모자라서 배움을 얻고 싶었으나, 아무래도 철학이 아주 대중적인 학문이 아니다보니 철학에 조예가 깊으신 분을 만나는 일이 흔치 않아 혼자만의 고민으로 고뇌하던 도중 여러분들을 만나 보물을 발견한 것 처럼 기쁩니다. 저는 아주 부족하지만 여러분들의 담론을 보고 조금씩 성장해 나가려고 합니다. 백지라는 것은 갈 길이 멀지만 그만큼 무한한 여백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니까요.
장황한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고, 제가 학부생 분들께 여쭙고 싶은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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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철학적 관점이 활발히 제시되지 않는 이유
제가 철학계에 대해 잘 아는 것이 아니라서 이렇게 예단하는 것이 무척 경솔한 일이겠으나 제가 생각하기로 새로운 철학적 관점이 많이 논의되고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특히 저는 역사와 철학 간의 상호작용에 큰 관심을 두고 있어서 이 점이 매우 궁금합니다.
진리관을 세운다는 것은 그 무게에 알맞는 괴로운 연구와 신중함 속에서 이뤄져야 하는 것이지만, 국내에 오래 연구하신 걸출한 학자분들이 많으신데 왜 그렇지 않은지 궁금합니다. 자신이 사고한 결과가 이미 존재하는 주장이기 때문인가요, 아니면 연구 환경의 현실적 어려움 등 다른 이유인가요? -
공동 연구나 논쟁이 적은 것 같은데, 왜 그런가요?
학교 과제를 하면서 논문을 살펴보아야 하는 일이 잦은데, 확실히 공동 연구의 수가 적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인문학 계열 전체가 개인 연구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철학은 다른 입장이나 다른 학문도 수용할 수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해서 의외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수박 겉핥기지만 철학사를 공부하면서 특히 근현대 철학 거장들의 논쟁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는데, 최근 국내에서는 그러한 논쟁이 적은 것 같습니다. 서로 충돌하는 견해가 많다고 생각하는데 왜인지 궁금합니다. -
AI나 기계의 사용 윤리에 관한 주장을 한 철학자를를 알려주세요.
제가 최근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이나, 제가 알기에는 한계가 있었고 학생생활기록부에 기록되는 탐구도 이런 주제로 진행할 것이기 때문에, 전공자 찬스를 좀 쓰고 싶습니다. -
“이건 꼭 읽어보아야 한다!” 싶은 책을 몇 권 소개해주세요.
(다만 제가 아직 부족한 고등학생임을 유의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저는 로티, 푸코, 비트겐슈타인, 헤겔, 맑스, 니체와 사르트르의 사상에는 관심이 많아 미약하개나마 지식의 형태를 갖추었으나 이 이외에는 형편없는 수준입니다.
저의 질문은 이것입니다. 일부만 답변해 주셔도 저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되는 은혜입니다.
아주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