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점에 가서 플라톤의 대화편을 있는대로 구매하여(변명,고르기아스,파이돈,메논,국가,향연,파이드로스) 계속 읽고있는 중이고,
논리학에도 <코어 논리학> 책으로 살짝 발을 들인 상태입니다.
수능 후 넘치는 여유시간은 좋아하는 취미로서 생각하고 독서하는 삶으로 살고 있고, 차후 대학원 진학까지 생각 중이기에 외국어 등에 대해서도 학습을 고려 중에 있습니다.
외국어 실력은 너무 초보적이지는 않지만 어디에 써먹기인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그래서 플라톤의 대화편을 다시 읽을 때 영어 판본으로도 읽어보려고 하는데 영어 학습과 철학 공부를 같이 고려하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영어 번역본으로 읽는 것에 대해 스스로 하는 오독의 위험, 영어번역본 자체에 대한 주의점, 이미 한글로 읽은 텍스트를 영어로 읽는 것의 효용 등에 알지 못하여 여쭤봅니다.
추가로, 다음 달에는 여행 차 도쿄에 갈 예정인데, 혹시 도쿄 서점에서 특별히 구해볼만한 서적도 있을지 여쭙고 싶습니다!
유학 중이신 분들에 비할 바는 아니겠으나, 국내에서만 산 사람 치고는 나름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주변 사람들이 저에게 영어공부 하는 방법을 물어보면, 저는 항상 TOEFL 시험 준비를 해보라고 권합니다. 나중에 유학갈 생각이 있으시면 더더욱 실리적으로도 도움이 될 것이고, 목표(100점 넘기기라거나 등등) 세우기도 용이하고, 무엇보다도 듣기/말하기/쓰기/읽기 전반을 고루 학습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집니다. 읽기 지문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으나, 리딩 만점 받으실 실력이면 어지간한 글을 읽는 데에 큰 거리낌은 없으실 것 같습니다. (용어에 익숙하다는 전제 하에서요)
Williams - Style: Toward Clarity and Grace 읽으시는 걸 추천드려요 (이 사이트 검색하면 제가 찬양해놓고 정리해놓은 거 이것저것 찾아보실 수 있을 겁니다). 영어 라이팅 이론 책이고요, 좋은 예시 나쁜 예시 잘 정리해놔서 공부하기 좋습니다 (이 책에 영향받으신 영미권 철학자를 적어도 세 분을 알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물어보고 다니진 않아서 더 있겠지요). 단 조금 어려울 수도 있어서 천천히 읽으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조지 오웰이랑 같이 읽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철학에 걸맞는 영어를 가장 완벽하게 구현해낸 게 조지 오웰이라고 하거든요. 그 대신 라이팅 공부를 하시는만큼 이론책에서 말한 법칙들이 어떻게 쓰였는지를 보면서 천천히 읽는 것을 추천드려요. 전 처음에 읽을 때 한 페이지 읽는데 몇 시간씩 걸리기도 했었네요.
영어학습을 철학책으로 하는 건 아주 좋은 생각이에요 (정확히 말하면 기본기는 위에서 말한 Williams와 조지오웰로 쌓고, 그 기본기를 철학에 적용하는 법을 철학책으로 배우는 것이 좋습니다.). 근데 그럴 거면 플라톤이나 헤겔같은 고전보다는 현대 책을 많이 읽으시는 걸 추천드려요. 현대 철학 입문 같은 책들 읽으시면서 정리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입문책 추천은, 관심있으신 분야 올려주시면 그거에 맞춰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제 경험에 의하면, 철학 하실 거면 영어는 다다익선입니다. 입학 전에 많이 해두세요. 물론 입학하시고 나서도 많이 해야할 겁니다. 저도 방학마다 일주일에 5-10시간은 영어에 계속 투자를 해요. 특히 영어 같은 경우는 자신의 실력을 알기가 어려워요. 자신이 못한다는 것을 인지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부분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영어를 못해서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도 인지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제가 그런 케이스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고등학교를 졸업하신 거라면, 아주 높은 확률로 영어를 충분히 잘하시지 않을 거에요. 그러니깐 무조건 많이 해두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제가 경험하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적극적으로 참고하여 공부해보겠습니다.
도움을 이렇게 받는 것에 대해 황송한 마음으로 말씀드리자먼,
어느 특정 분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를 둘러싸 우리의 인식을 제한하는 것"에 관심이 있습니다.
저는 현재 경험과 추론을 통해, 우리는 저절로 모든 것을 이뤄나갈 수 있는 존재지만 사회적인 것 등을 통해 제한된다 생각합니다. 그렇게 기본적으로 갖춘 행복을 박탈당함으로써 행복을 얻을 수 있지만, 이 현실을 알지 못해 행복을 만들어내려는 무모한 시도가 벌여진다 봅니다.
또한, 제 생각이 틀릴 수 있지마는 어느정도 뚜렷하게 수립은 해놓아야 제대로 부서질 수 있기에, 수립하고 부수고를 반복하여 가장 본래적인 제 모습으로 다가가는 것에 관심이 있습니다.
이런 제 생각에 도움이 될만한 책 추천 부탁드리겠습니다.ㅎㅎ
(여담으로, 잘 모르겠다 싶으면 일단 SEP보는 게 도움이 됩니다).
사회 인식론은 인식론 응용이라, 철학을 공부해보신 적이 없다면 인식론을 봐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사실 어떤 철학을 하시더라도 인식론은 언젠가 좀 봐야하긴 합니다). BonJour - Epistemology가 괜찮은 입문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