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는 구경꾼이다

“When Leon, the tyrant of Phlius, asked Pythagoras who he was, he answered, ‘a philosopher’ (philosophos), and went on to explain: ‘Life is like a public festival; just as some people come to compete for the prize, and others come to sell their wares, the best people (belistoi) come as spectators (theatai), so in life the slavish men go hunting for fame (doxa) or gain, the philosophers seek for the truth’ (aletheia).’”

“프리우스의 독재자 레온이 피타고라스에게 그가 어떤 사람이냐고 물어보았을 때, 피타고라스는 ‘철학자입니다.‘라고 대답하였고 설명을 계속하였다. ‘인생이란 공적 축제와도 같죠. 어떤 사람들은 상을 받기 위해 경쟁하려고 오고,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상품을 팔러 오지만, 가장 훌륭한 사람들은 구경꾼으로서 오는 것처럼, 노예 같은 사람들은 명성이나 이득을 구하고자 하지만, 철학자는 진리를 추구합니다.‘“

Diogenes Laertes, Lives of Eminent Philosophers, VIII, 8 (Loeb Classical Library, trans. R.D. Hicks, Harvard University Press, 1931, Vol II. pp. 327 & 329)

철학하는 사람은 ‘구경꾼(theatai)’이라는 피타고라스의 오랜 격언에 따라 여의도 구경을 나갔다가, 그 유명한 ‘전국 집에 누워 있기 연합’ 깃발을 보았습니다.

피타고라스와 달리, 저는 경기에 참여하는 사람이나 상품을 파는 사람이 반드시 ‘노예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구경하는 사람이 반드시 ‘가장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여하튼 제 자신은 구경꾼 기질이 강한 것 같네요. 이런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지면, 제가 항상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적극적으로 구경을 가는 편이긴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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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삶을 야구장이라고 비유할때 관중보다는 되도록 선수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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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공적 축제에서 명성이나 이득을 구하는 이들이 진리를 추구할 수도 있을까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정권을 잡아 자신의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려는 정치인이 철학자로서 진리를 추구할 수도 있을까요?

인도 철학자 라다크리슈난이 1962~1967년에 제3대 인도 대통령을 지낸 사례가 있긴 합니다. 극히 드문 경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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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우리나라의 김영삼 전 대통령과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철학과 출신인 걸로 유명하죠. 특히 마크롱은 폴 리쾨르의 조교였고, DEA학위를 L'Intérêt général : lecture et principes de la philosophie du droit de Hegel라는 논문으로 취득했기 때문에 2017년 대선 당시 자신을 철인왕으로 브랜딩하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는 김태희 교수님이 「마크로니즘과 리쾨르의 철학」에서 리쾨르가 마크롱의 정치적 노선에 미친 영향에 대해 다룬 바 있습니다. 다만 마크롱이 ‘철학자인 척‘하기 위해 리쾨르의 학문적 권위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도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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