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거... 올려도 되는 거 맞나요...?

안녕하세요 인문학에서의 참여관찰연구에 대해 조사하다가 이러한 공간을 발견해 졸지에 가입해버린 고1학생입니다...
질문이 있습니다.

  1. 서강대생이 아닌 사람이 가입해도 괜찮나요?
  2. 저는 철학도 좋지만 종교학에 관심이 많은데 <성과 속>이 너무 어려워서 읽다가 반납했습니다... 혹시 제게 "내가 고등학생 때 읽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도서든 글이든 뭐든 추천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이런 하찮은 질문 여기에 올려버려도 괜찮은지요 문제 되면 삭제하겠습니다

행복 가득한 하루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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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상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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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학 서적을 추천해달라는 말씀이신거죠?

개인적으로 사례가 풍부하고 재미있게 읽은 책은
브루스 링컨의 <거룩한 테러>와 웬디 도니거의 <암시된 거미>입니다.

둘다 엘리아데 제자인데, 둘의 입장이 극명히 차이나는 게 재미있는 지점이죠.

(링컨은 엘리아데의 "종교는 일종의 구원이다."라는 테제에 정반대에 서서, 종교란 일종의 이데올로기라는 입장에서 책을 씁니다. 반면 웬디 도니거는, 종교가 이데올로기일지라도, 여전히 거기에는 모종의 구원의 가능성이 있다, 이런 입장이고요.)

물론 이들 연구조차 지금 종교학 연구에서는 살짝 낡은 주제들이긴 합니다.

이들보다 딱딱하지만 업데이트 된 내용은 멜러리 나이의 <문화로 본 종교학>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아마 대학 교재일겁니다.)

요즘 연구는 여기서 더 나아가긴 할텐데,

권헌익의 <학살 그 이후>
로렐 켄달의 <무당, 여성, 신령들>
데이비드 치데스터의 <새비지 시스템>

정도가 있을 것 같군요.

아. 그리고 어렵고 두꺼운 책이지만

로이 라파포트의 <인류가 만든 의례와 종교>
조너선 스미스의 <종교 상상하기>

도 좋은 책들입니다. 다만 뭐....학부생들도 안 읽을 책이니 ㅋㅋㅋㅋ 굳이 도전하실 필요는 없고.

뽑다보니 아쉽네요.
신종교, 무신론, 영성, 테크놀로지와 종교, 비-인간 객체들과 종교, 이주와 혼종성처럼 최신 주제들에 해당하는 한국어 책은 딱히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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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이런 누추한 질문에 귀한 답변이라니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한국에서 종교학 파이가 정말 작은 것 같아 너무 슬펐는데(일단 대학이...^_ㅠ) 이렇게나마 갈증을 해소할 수 있겠네요. 추천해 주신 책들 찬찬히 읽어보겠습니다!

종교학에 관심을 가진 고1 학생이시라니, 이거 귀하네요. 저도 종교학 복수전공자로서 몇 마디 덧붙이자면, ‘종교학(religious studies)'이란 단일한 학문이라기보다는 여러 학문들의 복합체입니다. 사회학적 관점에서 종교를 연구하면 종교사회학, 심리학적 관점에서 종교를 연구하면 종교심리학, 철학적 관점에서 종교를 연구하면 종교철학이죠.

게다가, 기독교, 이슬람, 유교, 불교, 도교, 샤머니즘 등 종교별로도 연구의 차이가 크고, 심지어 같은 종교에 대한 연구 내부에서도 의례를 중심으로 연구하는지, 사상을 중심으로 연구하는지, 역사를 중심으로 연구하는지 등에 따라 방법론이나 관점 차이가 큽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서강대 학부 시절에 종교현상학, 신화학, 종교심리학에 관심이 많았어요. 개별 종교 중에서는 고대 근동 종교와 신화(수메르 신화, 이집트 신화, 우가릿 신화)가 재미있었고, 힌두교 수업을 많이 들었네요.

Mandala님이 추천해 주신 책들은 대부분 종교학의 주요 고전입니다. 읽으실 수 있으시다면 어지간한 대학 학부생들보다도 더 많은 지식을 얻으실 수 있을 거예요. 다만, 그만큼 어려운 책들이다 보니, 아마 당장 독파하기에는 힘드실지도 몰라요.

고1 수준에서 읽을 만한 것이라면, 우선 신화들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신화 연구도 제대로 하려면 정말 어렵지만, 일단 이야기에 익숙해지는 게 좋지 않나 해요. 근동 신화를 좋아하다 보니, 저는 다음 책들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종교심리학 책으로는 분석심리학 입문서인 이 책이 어느 정도 쉽게 읽어볼 만 합니다. 물론, 오늘날 융의 분석심리학이 널리 받아들여지는 입장이라 하기는 어렵지만, 개인적인 취향이기도 하고, 내용이 쉽기도 하고, 신비적인 내용이 많아서 은근히 매력적익도 하고, 여하튼 여전히 중요한 사조 중 하나이기도 해서요.

종교현상학 책으로는 사실 『성과 속』이 고전이면서 가장 쉬운 책에 들어가긴 하는데, 약간 어려우셨다면 좀 더 체계가 갖추어진 다음 두 책을 추천드립니다. 역시 종교현상학의 고전들이지만, 앞 부분의 내용을 잘 파악하기만 하면 전체적으로 무슨 말을 하려는 책인지 이해하실 수는 있으실 거예요.

그와 별개로, 제가 고등학생 시절에 매우 인상적으로 읽었던 종교학-종교철학 책으로는 틸리히의 『존재의 용기』가 있습니다. 틸리히가 기독교 신학자이다 보니, 기독교적 내용이 많긴 하지만, 이 책은 더 폭넓은 관점에서 종교적 상징 일반에 대한 논의로도 읽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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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스런 답변...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파워꾸벅) 신화는 이상하게 읽어봐야지 읽어봐야지 하는데 미루게 되네요. 이 참에 추천해주신 것 읽어볼게요! 그 외에도 정말 상세하고 친절한 추천 감사드립니다!!

제가 이번 학기에 듣고 있는 <<신화학>> 과목(서울대학교 종교학과) Reading List입니다. 도움이 되실 수도 있을 것 같아 공유합니다. (다만 절판된 책들이 적지 않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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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종교학과 수업의 도서 리스트라니... 여긴 정말 대단한 곳이군요...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