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 탄생 300주년 기념 국제 학술대회의 풍경

서강대에서 열린 칸트 탄생 300주년 기념 국제 학회에 다녀왔습니다. 조교 업무가 있어서 늦게서야 방문하였는데, 중국 칭화대학교 안드레 하만(Andree Hahmann) 교수님의 발표 후반부와 미국 시카고대학교 로버트 피핀(Robert Pippin) 교수님의 발표를 들었네요.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닉 스탱(Nick Stang) 교수님과도 쉬는 시간에 만나서 말을 건넸습니다. 스탠포드 백과의 Kant's Idealism 항목이나 다른 여러 논문들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요. 특히, 지난 여름에 스탱 교수님의 글 “Modality in Kant and Hegel”로 대학원생들이 스터디를 했다고도 전해드렸습니다. (그 논문 첫 문장에 오타가 있더라고 말씀드리니, “내 글에는 오타가 많아요“라고 웃으면서 말씀하시더라고요.)

피핀 발표에 대해서도 질문을 하고 싶었는데, 워낙 다들 활발하게 질문 하시는 데다, 제가 내용을 정확히 이해한 것이 맞는지도 자신이 없어서 손을 들기가 어렵더라고요. 칸트 철학에서 순수 실천 이성의 사실들은 자기 자신을 우리에게 “강제“하고, 우리는 그 사실들에 대해 존경심과 같은 감정들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이 발표의 주된 요지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칸트가 주장한 ‘순수 실천 이성의 사실‘과 오늘날의 ‘뇌과학적 사실‘이 양립 가능한지가 의문스러웠거든요. 한쪽은 감정을 촉발시키는 것이 선험적, 초월적, 비자연적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보이고, 다른 쪽은 후험적, 경험적 자연적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보여서요. 기껏 세계적인 학자가 왔는데, 지금 돌아와서 생각해 보니 뻔뻔하게 물어볼 걸 그랬다는 생각도 들고 좀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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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부럽네요. 수업 끝나고 나니 이 시간이라 가지도 못하겠고, 토요일에는 빠질 수 없는 다른 학회를 가야하고 :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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