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아스 슈토이프, 『현대 인식론 입문』 1장 "지식과 정당화" 문제풀이

정말 오랜만에 아울즈에 글을 쓰네요.
조악하지만 시험공부하기 위해 문제풀이를 한 것을 공유해봅니다.

연구문제

1. 지식에 대한 전통적 설명에 따를 때, S가 p라는 것을 알기 위해 충족시켜야 하는 세 조건은 무엇인가? 이 세 조건 각각의 근거는 무엇인가?

JTB(Justified True Belief) 이론이라고 불리는 지식에 대한 전통적, 표준적 설명은 다음과 같다.

(1) p가 참이다.

(2) S가 p임을 믿는다.

(3) S가 p라고 믿는 일이 정당화된다.

(1)은 말 그대로 지식이 되기 위해서는 그 지식의 내용이 참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아무리 믿음이 강해도 그 내용이 거짓이라면 지식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2)는 지식의 내용이 참이더라도 주체가 그것을 믿지 않으면 그것은 지식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가령 "집에 엄마가 있어요"라고 내가 말했고, 실제로 집에 엄마가 있더라도 집에 엄마가 있다는 것을 믿지 못한다면, 나는 엄마가 집에 있다는 것을 안다고 할 수 없다. (3)의 경우 요행수 믿음을 거부하기 위한 수단이다. 가령 "나는 내일 비가 올 것이라고 믿어"라고 하고 실제로 다음날 비가 왔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그저 감이나 직관에 의존해서 찍은 것이고 그것이 우연히 맞은 것이라면 그것을 지식이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 경우 S가 p를 믿는 것은 정당화되지 않았다고 한다.

2. 게티어 문제란 무엇인가?

게티어 문제란 JTB 이론이 지식의 기준을 제시하는데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티어의 논증과 그 사례를 지칭하는 것이다. 그 사례로 제시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존스-포드 문제이다. 이 문제는 다음과 같은 논증으로부터 시작한다.

(1) 존스가 포드를 소유하고 있다.

(2) 존스가 포드를 소유하고 있거나 바르셀로나에 있다.

스미스는 옛날에 존스가 포드를 몰고 다니던 것을 기억하여 (1)을 주장한다. 그러나 사실 존스는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빌린 것이고, 소유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만약 존스가 우연히 바르셀로나에 있고, 스미스는 존스가 바르셀로나에 있을 것이라는 근거를 가지지 않은 채 (2)라고 말했다고 하자. 이 경우 (2)는 내용적으로 참이다. 왜냐하면 선언문의 경우 선언지 중 하나만 참이어도 참이기 때문에 존스가 바르셀로나에 있으므로 이는 참이다. 그리고 스미스는 분명 존스가 포드를 소유하고 있었다는 분명한 근거를 가지고 (2)를 말했고 그것을 믿는다면, 스미스는 참인 내용을 믿기도 하고 그것을 정당화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렇다고 (2)를 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하기에는 부적절해 보인다. 따라서 게티어는 JTB 이론이 지식의 기준으로서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3. 믿음의 정당화됨이라는 속성과 믿음을 정당화하는 활동은 어떻게 다른가?

정당화 활동을 수반하지 않더라도 정당화라는 속성은 여전히 유효할 수 있다. 가령 교수가 "당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시오"라고 요구했을 때 당신이 그것을 수행하지 못했다고 해서, 우리의 존재가 정당화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4. 결정적 증거와 비결정적 증거의 차이는 무엇인가?

결정적 증거는 믿음을 보증하는 증거이고 비결정적 증거는 믿음을 보증하지 못하는 증거이다. 결정적 증거는 연역적 논증의 전제가 될 수 있는 증거이고 비결정적 증거는 그렇지 않다. 가령 데카르트의 논증의 경우에서 참고하여 (1) 나는 존재한다. (2) 그러므로 무엇인가가 존재한다 라고 할 때 (1)은 확실히 건전하고 (1)은 (2)를 논리적으로 함축하므로 (1)은 (2)의 결정적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만약 (1)이 건전하지 않거나 (2)를 논리적으로 함축하지 못한다면 (1)은 (2)의 결정적인 증거라고 할 수 없다.

5. 증거가 "파기가능하다"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S가 p라고 믿는데 이용되는 증거 e가 파기될 수 있다. 증거의 파기에는 두 가지 경우가 있는데, 하나는 직접적으로 p를 믿는데 이용되는 증거 e를 파기하는 다른 증거 d가 있다는 증거 e`를 가지고 있는 경우이고 이를 증거적 파기라고 한다. 다른 하나는 d에 대한 증거는 없지만 d는 사실이고, 따라서 사실의 차원에서 e를 파기하는 것이다. 이 둘을 정식화하면 다음과 같다.

증거적 파기 : d가 p라고 믿는데 대한 S의 정당화를 파기한다 iff (1) S가 p라고 믿는데 대해 증거 e를 가지고 있고, (2) S는 또한 p에 대한 증거로서의 e를 파기하는 명제 d에 대해 증거 e`를 가지고 있다.

사실적 파기 : d가 p라고 믿는데 대한 S의 정당화를 사실적으로 파기한다 iff (1) S가 p를 믿는데 대해 증거 e를 가지고 있고, (2) d가 옳은데 S는 d에 대한 증거를 가지고 있지 않고 d는 p에 대한 증거로서의 e를 파기하는 그런 명제 d가 존재한다.

6. 게티어 사례들에서 어떤 의미로 p라고 믿는데 대한 S의 정당화가 파기되는가?

존스-포드 사례에서 인식 주체 S는 존스가 포드를 다른 이에게 빌렸다라는 파기 증거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따라서 S가 존스가 포드를 가지고 있고, 따라서 존스는 포드를 소유하고 있거나 바르셀로나에 있다는 논증은 그 증거가 사실적으로 파기된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여기서 인식 주체 S가 이런 결론을 낸 것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그는 자신이 가진 증거 안에서 최선의 결론을 도출했다고 할 수 있다.

7. p라고 믿는데 대한 S의 정당화가 어떤 허위에도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이 왜 게티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가?

가령 뜰에 고양이가 보이는데, 그 고양이가 사실 일반적인 지각으로는 절대 구분할 수 없는 고양이였다고 한다면, 인식주체 S가 "뜰에 고양이가 있다"라고 주장하는데 있어 활용하는 모든 지각적 경험의 증거들은 참이고 정당화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 그 고양이는 진짜 고양이가 아니다. 따라서 이 조건은 게티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8. 파기가능성 개념이 개티어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가?

기존의 JTB 이론에 파기가능성 조건을 붙이는 것이다. 수정된 이론은 다음과 같다.

(1) p가 참이다.

(2) S가 p임을 믿는다.

(3) S가 p라고 믿는 일이 정당화된다.

(4) p라고 믿는데 대한 S의 증거를 사실적으로 파기하는 명제 d가 없다.

이 조건을 첨가하면 게티어 문제들의 문제를 빠져나갈 수 있다. 다만 (4)는 이미 p가 참이라는 것을 함축하고 있으므로 (1)을 군더더기로 만든다. 따라서 이 조건을 추가할 경우 (1)은 제거돼도 무관하다. 다만 이럴 경우 정당화 조건은 참의 문제와 별개라는 상식적 직관에 위배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연습문제

1. 지식이 믿음을 논리적으로 함의하지 않는다고 논증하기 위해 자신의 사례를 구성한 다음, 믿음 조건의 옹호자가 그 사례에 어떻게 적응할 수 있을지 설명해보라.

레이너가 "우리 집에 캐리건이 있다"라고 주장하고, 실제로 자신의 집에 캐리건이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을 봤기에 그렇게 주장한다면 정당화는 충분히 이뤄져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캐리건이 집에 있기만 하다면, 그것은 참이다. 다만 레이너는 캐리건이 집에서 탈출했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자신의 주장에 대해 확신은 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레이너는 캐리건이 자신의 집에 있다는 것을 믿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것을 지식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믿음 조건의 옹호자들은 레이너가 캐리건이 집에 있다고 믿을 추가적인 증거와 정당화의 부족이 문제라고 응수할 것이다. 만약 캐리건이 집에 들어갔고, 그 사이에 집을 나올 수가 없다는 다른 추가적인 증거가 존재한다면 그 때 캐리건이 집에 있다는 것이 정확히 정당화 될 것이고, 그래도 레이너가 믿지 못한다면 레이너가 캐리건이 집에 있다는 지식을 갖지 못한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레이너는 충분한 증거를 보고도 믿지 못하는, 지식을 가질 수 없는 비정상 상태에 놓여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2. 당신 자신의 게티어 문제를 구성해보라

외부세계가 존재한다는 주장에 대해 우리는 여러가지 경험적 증거를 제시하고, 그것은 어떤 면에서는 정당화도 된다. 그러나 통속의 뇌 논증은 우리가 통 속의 든 뇌이고, 외부세계는 허구라는 가정이 결코 증거적으로 파기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즉, 우리가 아무리 외부세계의 존재를 믿고 그에 대한 증거를 제시해도, 실제로 외부세계의 존재가 참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완전히 참이고 지식이라고 할 수 있는지는 계속 미궁에 남아있다.

3. 다음은 소사(E. Sosa)가 제시한 게티어 사례다.

"어떤 사람 S가 막 못을 뽑기 시작하면서 그 못이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렇지만 그가 모르고 있는 사실인데, 그의 머리 위와 발 밑에는 강력한 자석들이 있다. 하지만 자석의 영향이 못이 가까이 있을때에만 중력을 능가할 정도라는 사실을 제외한다면 그 못은 여느 때처럼 아래로 떨어질 것이다. 이런 경우 못이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S의 예측은 지식이 되지 못함이 확실하다. 하지만 어째서 지식이 되지 못하는가?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소사가 이 인용구의 마지막에 던진 질문에 대해 대답해 보라. 게티어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이 장에서 기술한 파기가능성 해결책이 소사의 사례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S가 못이 아래로 떨어질 것을 예측하는 정당화 근거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 만약 S가 이 못이 중력 때문에 떨어졌다고 주장한다면 이것은 자석이 실은 위아래로 있었고, 그 영향이 중력보다 강했다라는 파기 증거로 인해 그 정당화는 실패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만약 S가 못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이유가 귀납에 의해, 항상 못이 떨어져왔기에 이번에도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이것은 문제가 달라진다. 우리는 애초에 이런 정당화가 불충분하다고 주장할 수 있고, 아니면 일상적 맥락에서 이 주장은 충분히 정당화 됐다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정당화의 성공 여부가 상당히 애매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럴 경우 파기가능성 해결책도 적용되기 어렵다. 다만 이럴 경우 애초에 이 믿음, 예측이 지식이 되지 못한다는 소사의 주장 자체가 흔들리므로 논외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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