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공화당은 왜 다인종 민주주의를 저버렸는가

_개괄

☞미국은 양원제 국가로 6년 임기의 연방상원의원 중 3분의 1과 2년 임기의 연방하원의원을 2년마다 선출한다.
☞상원은 주별 크기와 인구와 무관하게 50개 주에서 2명씩 총 100으로 구성. 2년마다 정원의 3분의 1이 선출된다.
☞하원의원은 435명 정원. 인구수에 비례하여 주별로 1명 이상의 하원의원을 2년마다 선출. 10년마다 인구조사 결과에 따라 선거구 재획정. 2021년 선거구 재획정 결과 캘리포니아주가 52명으로 가장 많은 하원의원 선출.
☞연방의원은 비례대표 없이 지역구의원만 선출. 메인주와 알래스카주는 순위선택투표제를 한다. 나머지 48개 주는 소선거구 다수대표제.
미국은 소선거구 다수대표제를 통해 안정적인 양당제 정당 구도를 구축했지만 비례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화당은 왜 다인종 민주주의라는 과거의 유산을 저버렸는가?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에서 두 저자는 미국의 민주주의가 백인 기독교 남성들만의 민주주의라고 주장한다. 이들 소수가 과대대표됨으로서 특권을 형성한다고 본 것이다. 또한 트럼프 출현의 원인을 미국 민주주의 시스템 내부에서 찾는다. 남북전쟁이 미국을 남과 북으로 갈라치고 각 주마다 상원 2명의 원칙과 선거인단에 의한 간접 선거 제도가 소수가 과대대표되는 결과를 만들었고 이것이 극단주의를 대표하는 트럼프가 집권하는 계기가 되었다. 작금의 거부권 정치와 관련해 우리 정치가 느끼는 위기감을 어느 정도 대변했다는 점이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요인이 아닐까?

다수의 의지가 정치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을까? 정치가 국민 대다수에 반하는 소수 특권 집단만의 이익을 반영한다면 민주주의의 원칙이 훼손되는 상황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일이 현재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고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은 저서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에서 주장한다. 한마디로 미국의 민주주의는 백인 기독교 남성들만의 민주주의이며 미국은 이들이 과대대표된 사회이다. 특정 소수에게 지나치게 많은 권력이 쏠리고 그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게 된 이러한 현상은 반다수결적인 제도들에서 기인한다.

_반다수결적인 제도들은 정치 시스템 속에 내재해 있다

그러한 반다수결적인 제도들은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각 주에 상원 의원 2명을 할당한다는 원칙. 작은 주나 큰 주나 인구수에 상관 없이 상원에 의원 2명을 할당하게 되면 미국 국민 대다수가 거주하는 펜실베이니아주와 그에 비해 훨씬 적은 수의 인구가 거주하는 버지니아주가 상원에서 똑같은 정치적 권력을 가진다. 작은 주의 특정 소수가 과대대표되는 원리이다. 그리고 이때의 작은 주들은 남부의 주들이며 다인종 민주주의에 적대적인 백인들이 공화당을 지지한다. 그러면 공화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수가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수보다 훨씬 적다고 하더라도 상원의 의석 과반수를 공화당이 차지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의석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국민 다수가 원하는 정책이나 입법과정이 과대대표된 소수의 필리버스터 등에 의해 가로막힌다.
둘째, 선거인단 제도가 극단적 소수에 의한 지배를 부추긴다. 미국은 보통선거를 통해 연방 대통령을 뽑는 게 아니라 상원 2명과 하원의원 수를 합한 선거인단 수를 각 주에 할당한다. 이때는 두 가지 문제가 생긴다. 각 주의 승자가 모든 선거인단의 표를 독식하는 승자독식이 하나다. 어떤 주에서 한 후보자가 50.1% 대 49.9%의 근소한 차이로 보통선거에서 승리했다면 그 후보자는 선거인단 표 100%를 차지한다. 이는 전국적인 보통선거에서 패한 후보자가 승리할 수 있게 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작은 주 편향 문제가 있다. 인구 밀도가 낮은 주들이 과잉 대표권을 행사하게 되는 것으로 선거인단 538표 중 20표가 (다인종 민주주의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등) 정치적 스탠스가 뚜렷한 시골지역에 편향된다. 남부 주들과 시골 주들을 주된 지지기반으로 삼는 공화당은 시작부터 어드밴티지를 갖고 게임을 하는 것이다. 농구 게임을 예로 들어 생각해볼 수 있다. 1점 슛, 2점 슛 등 기존의 룰이 동일한 상황에서 어떤 팀(A팀)은 3점 슛을 성공시켰을 때 3점이 아닌 4점을 보상으로 얻고 반대 팀(B팀)은 원래 룰 그대로 3점을 얻는 상황이다. 아주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3점 슛을 통해서 점수가 난다면 이 경기는 B팀이 승리하기 어려울 것이다. B팀은 3점 슛 10개를 성공시키고 A팀은 3점 슛 8개를 성공시켜도 이 경기는 원래대로라면 패했을 A팀이 이기게 된다. 이는 공정한 게임이라고 할 수 없다. 이와 똑같은 일이 힐러리와 트럼프가 맞붙은 2016년 대선에서 벌어진 일이다.
셋째, 게리맨더링. 경쟁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특정 선거구에 집중적으로 몰아넣고 나머지는 대다수 선거구에 골고루 분포시키는 방식으로 선거구를 구획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경쟁 정당의 표가 희석된다. 경쟁 정당은 몇몇 선거구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하지만 나머지 대부분 선거구에서 패하게 된다. 공화당은 집권했을 때 자기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선거구를 재편하고 구획했다. REDMAP이라고 하는 프로젝트다.
넷째, 대법원의 대법관 임명을 통해 소수의 특권 강화. 국민 다수의 뜻을 반영하지 않으며 보통선거에서는 패했지만 당선된 대통령과 상원이 당파적인 색을 띤 대법관을 임명하게 되면 국민 다수의 뜻과 대법원 판결이 괴리된다. 소수의 독재가 대법원 장악으로 이어지고 이는 법망을 교묘하게 통제하고 조작해 소수에게 유리한 제도가 정착되는 과정을 야기한다. 소수의 독재가 강화되는 무한 루프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_실제적으로 벌어지는 문제들

실제적으로 다수의 의지가 정책에 반영되지 못하고 꺾이는 현상이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낙태와 총기규제와 최저임금이라는 세 가지 사안에서 국민의 의지가 정치에 반영되지 못한다. 국민 대다수가 낙태법 폐지를 원하고 낙태권을 보장해주기를 원한다. 국민 대다수가 총기 규제에 찬성한다. 국민 대다수가 최저임금 인상과 빈곤에 대한 복지 전반을 확대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이 세 가지 모두 좌절되며 정책의 방향은 거꾸로 가고 있다.

_백인 기독교에 편향된 반다수결주의의 기원

왜 이러한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이며 특권을 가진 특정 소수 계층의 기득권을 수호하는 반다수결주의 제도는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 남북전쟁은 아직도 미국의 통합을 교란하는 요소로서 아물지 않은 흉터로 작용하고 있다. 남북전쟁이 미국을 남북으로 갈라친 뒤 공화당은 남부, 백인, 기독교인들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당파성을 띠기 시작했고 백인들의 분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반다수결주의는 남부의 백인 기독교에 유리하게 작동하고 그들을 지지 기반으로 삼는 공화당에 어드밴티지를 준다. 공화당은 루스벨트 이후 민주당에 계속 패한 뒤 이러한 전략을 굳히기 시작했다. 이러한 병폐를 미국 헌법을 만든 초기 건국자들이 몰랐고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라가 건국될 무렵, 노예 소유를 기반으로 한 남부 주들도 연방에 끌어들이고 분열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그들의 특권을 보호해주게 된 것이다. 그래서 위에서 언급한 상원제나 선거인단 제도 등을 남겨두는 것으로 선택했다.

_극단주의로 치닫는 공화당

반다수결주의는 소수 정당을 경쟁 압박으로부터, 국민 여론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장벽같이 역할하며 협소한 극단주의 기반에 호소하는 것만으로도 권력을 장악할 수 있게 한다. 정치의 자정 작용은 공정한 경쟁을 전제한다. 공정한 경쟁의 원리가 작동하지 않으니 자정 작용이 일어나지 않고 피드백과 여론을 무시해도 어드밴티지를 통해 권력을 장악할 수 있는 정당(공화당)은 경쟁적인 압박에서 벗어나 내부에 집중함으로써 급진화를 향해 나아간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핵심 전제는 공정한 게임의 룰에 기반한 경쟁이다. 패배를 명확하고 일관적이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이다. 선거에서 진 정당은 결과에 승복하고 민의를 반영하기 위해 피드백을 통해 정책의 방향을 바꾸거나 개선해야 한다. 미국 공화당은 반다수결주의적인 시스템으로 인해 특권적인 어드밴티지를 누리고 공정하지 않은 게임을 진행하고 있으며 경쟁의 원리를 위배하고 있다. 또한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폭력을 사용하는 전략을 거부해야 한다.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하자 국회의사당을 습격하는 폭동을 일으키면서 선거에 불복하는 모습을 보였고 트럼프는 이를 지원했다.
또 제대로 된 민주주의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표면적으로만 충직한 민주주의자가 아니라 충직한 민주주의자가 필요하다. 표면적으로 충직한 민주주의자는 극단주의 세력에 반대하지 못하거나 암묵적으로 묵인하거나 정치적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 이들에게 동조한다. “표면적으로 충직한 정치인은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과정에서 존재를 드러내지 않지만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진정으로 민주주의 원칙을 수호한다면 극단주의 세력과 과감하게 선을 긋고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이들에게 반대하고 이들을 배척하기 위해 연합을 구성하는 것도 감내해야 한다. 트럼프가 집권했을 때 많은 정치인들이 그렇게 하지 못했다. 공화당 연말 파티에서 트럼프에게 반대하는 정치인은 극소수를 제외하면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_미국의 민주주의는 타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세계 표준에 못 미친다

다른 나라들은 현대 민주주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민주주의 이전에 왕과 귀족이 설계했던, 대중 다수에 대한 많은 제도적 족쇄를 해체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첫째, 독일은 헌법을 재설계함으로서 상원의 비례성을 강화하였다. 오늘날 독일에서 작은 규모의 주들은 세명의 대표를, 중간 규모 주는 네 명의 대표를, 큰 규모의 주는 여섯 명의 대표를 상원으로 보낸다.
둘째, 유럽의 여러 국가들은 현대에 이르러 토론 종결 규칙을 만듦으로서 상원의 소수가 필리버스터를 통해 다수의 의견이 관철되는 것을 방해하는 거부권을 행사하는 일을 막았다. 예를 들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해군세력을 계속해서 확대해서 자국도 해군 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법을 시행하려고 하는 상황이 있었다. 소수가 특권을 위해 필리버스터를 이어간다가는 식으로 다수의 의지에 따른 입법을 방해하는 문제가 계속되자 토론 종결 규칙을 만들었다.
셋째, 유럽의 여러 국가나 캐나다는 사법 심사에 존재하던 반다수결주의를 뿌리 뽑았다. 대법원 판사의 종신제를 폐지하고 임기에 제한을 둔 것이다. 정년 또한 의무화했다. 대법원 판사의 종신제나 정년이 없었던 것은 이 법이 만들어질 당시에 사람들의 기대수명이 그렇게 길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대법원 판사 직을 수행할 때 판사들은 법에 대한 대중의 감각을 따라갈 수 있었다. 그러나 25년이나 30년 동안 일반인의 삶과 격리된 판사는 과거에는 드물었지만 오늘날에는 흔한 모습이 되어 가고 있다. 대법원 판사의 정년 도입과 종신제 폐지는 판사들이 수십 년간을 상아탑 속에 갇혀서 현실 감각을 잃어버리는 문제를 해결하고 사법기관의 결정이 다수의 의지와 괴리되는 일을 막는 데 일조했다. 이는 미국이 우리와 마찬가지로 정치에서 사법의 영향이 비대해졌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민주주의가 미국보다 후진적이었던 과거의 유럽은 어떻게 발전을 거듭하고 어떻게 민주주의의 수준을 더 끌어올릴 수 있었을까? 지금은 이들 국가들이 미국보다 더 민주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 원인을 이 책의 저자들은 미국의 개헌(헌법 수정)은 매우 어려운 반면에 유럽의 개헌은 상대적으로 훨씬 쉬웠다는 데에서 꼽는다. 법은 완벽한 것이 아니라 시대가 바뀜에 따라서 부족한 점이 드러나거나 오작동할 가능성이 있는 구성물이다. 이 구성물을 개혁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고쳐나감으로서 유럽은 현대 민주주의에 적합한 정치 체제를 고안하고 진화할 수 있었다. 저자들은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아래는 책에서 인용)

●미국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유권자가 아닌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간접적인 방식으로 선출하는 대통령제 민주주의 국가다. “선거 다수의 의지에 반해서” 대통령을 선출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뿐이다.
●미국은 강력한 상원을 기반으로 양원제를 유지하는 소수의 민주주의 국가 중 하나다. 그리고 강력한 상원이 “불평등한 주들을 평등하게 대표하는” 심각하게 불균형한 훨씬 더 소수의 민주주의 국가 중 하나다(미국보다 상황이 더 심각한 곳을 아르헨티나와 브라질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은 강력하고 불균형적인 상원과 ‘동시에’ 소수의 거부권(필리버스터)을 모두 유지하는 세계에서 유일한 민주주의 국가라는 것이다.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의회 소수가 의회 다수를 반복적으로, 영구적으로 가로막지 못한다.
●미국은 캐나다와 인도, 자메이카, 영국과 함께 최다득표자를 선출하는 민주주의 국가 중 하나다. 최다득표자 선출제는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정당이 의회에서 다수를 차지하도록 하지만, 때로 더 적은 표를 얻은 정당이 의회 다수를 차지하게도 한다.
●미국은 대법원 판사의 종신제를 유지하는 세계에서 유일한 민주주의 국가다.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 모두 임기 제한이나 의무 정년제, 혹은 두 제도를 동시에 유지하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의 헌법 중 미국 헌법은 가장 수정이 힘들다. 그 이유는 양원의 압도적 다수에다가 3/4에 달하는 주들의 비준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노르웨이에서 헌법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두 번의 연속적인 선출 의회에서 2/3에 해당하는 압도적 과반의 찬성이 필요하다. 미국에서 헌법을 수정하려면 상원과 하원 모두에서 2/3의 승인을 받아야 할 뿐 아니라, 3/4에 달하는 주들의 비준도 받아야 한다. 헌법 개정에 대한 요구가 무수히 많았지만 결국 대다수가 주들이 비준해야 한다는 원칙에 가로막혀 무효로 돌아갔다. 미국 상원의 발표에 따르면, 헌법을 수정하기 위한 시도 11,848번 있었지만 성공을 거둔 사례는 27번에 불과하다. 지난 225년에 걸쳐 선거인단 제도를 폐지하거나 개혁하기 위한 시도는 700회를 넘었다.

_나아가야 할 개혁의 방향은 무엇인가

먼저 선거 결과가 다수의 선택을 반영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시한다.

  1. 선거인단 제도를 폐지하고 이를 전국적인 보통선거로 대체해야 한다.
  2. 상원을 개혁해서 주에서 선출한 상원 의원 수가 각 주의 인구수와 비례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가령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주는 버몬트와 와이오밍주보다 더 많은 상원 의원을 선출해야 한다.
  3. 하원과 주 의회에서 “최다득표자를 선출하는” 선거 규칙과 단일선거구제를 비례대표제로 바꿔야 한다. 비례대표제하에서 유권자는 더 큰 선거구에서 다수의 대표를 선출하고, 정당은 그들이 받은 표에 비례하여 의석을 차지하게 된다.
  4. 캘리포니아와 콜로라도, 미시건 주가 채택한 것과 같은 형태의 독립적인 재구획위원회를 설립함으로써 당파적인 게리맨더링을 없애야 한다.
  5. 하원을 인구 성장에 따라 확장한다. 의회 규모를 확장함으로써 대표가 국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게 만들고, 또한 선거인단 및 현재의 상원 제도가 그대로 남아 있을 때에도, 선거인단 제도에 따른 작은 주 편향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

둘째, 지배하는 다수의 힘을 강화해야 한다.

  1. 상원 필리버스터를 폐지함으로써 당파적 소수가 의회 다수를 반복적이고 영구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힘을 빼앗아야 한다. 어떤 다른 민주주의 국가도 이러한 형태의 소수 거부권을 계속해서 유지하지 않는다.
  2. 대법원 판사에 대한 임기 제한(12년, 혹은 18년으로)을 규정함으로써 대법원 임명 절차를 정례화하고 모든 대통령이 임기 동안에 동일한 수의 대법원 판사를 임명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3. 헌법 수정을 위한 3/4에 달하는 주의 비준 요건을 제거함으로써 헌법 수정을 더 쉽게 만들어야 한다. 하원과 상원에서 2/3의 압도적 과반을 요구하는 것만으로도 미국과 미국의 많은 주는 독일이나 인도와 같은 연방 민주주의 국가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과 보조를 맞춰나갈 수 있다.

미국은 헌법을 경건해서 손 대고 수정할 수 없는 물건인 것처럼 신성시하는 태도를 넘어서야 한다. 헌법은 완벽한 신이 아니다. 헌법도 과거에 제정된 것이며 인간의 생각이 바뀜에 따라 시대와 나란히 진화해가야 한다. 미국의 건국자들도 미래 세대가 더 많은 경험에 기반하여 더 나은 선택과 판단으로 헌법을 고쳐주기를 바랬다.
또한 미국은 민주적이지 못했던 과거를 직시하고 이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민주주의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이 있었다. 인종 간 혐오와 적대 속에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고 죽어가는 와중에도 개선을 향한 움직임은 미약하나마 계속되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수정헌법이 몇 차례 발표되면서 시민권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지금 미국에는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들끓고 있으며 새로운 움직임이 일고 있다.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하면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이 벌어졌고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위가 일어났다. 트럼프가 집권했을 때 극단주의 세력에 의해 미국의 민주주의가 무너질지도 모른다고 많은 사람들이 걱정했지만 미국은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데에 성공했다. 역사가 다시 한번 소리치고 있다. 미국은 다시 한번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미국은 모든 미국인이 받아들일 수 있는 포괄적인 다인종 민주주의라는 이상을 실현해내야 한다는 과제 앞에 서 있다. 기로에 서 있는 미국의 선택은 무엇이며 세계는 어떻게 바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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