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본 모습입니다! 세운상가 3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모르고 1층을 30분 넘게 돌아다녔네요
오늘은 청계천 근처에 방문하던 김에, 예전에 서강올빼미에서 본 소요서가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서점에 꽤나 자주 방문하는 편인데, 항상 철학서 코너가 구석에 작게 있어서 책 찾기도 힘들고, 좀 더 철학서만 따로 모아놓은 곳이 없을까 하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와... 그간 쌓였던 갈증이 한번에 가시는 기분이었습니다. 서가 자체는 타 서점에 비해서 조금 작은 사이즈라고 생각했는데, 들어가보니 바닥부터 천장까지 철학서로 가득가득 차 있더라고요. 어릴적에 놀이공원에 도착한 기분이었습니다.
이런 책장이 4면으로 둘러싸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런저런 책들 둘러보면서, 원서(중고 밖에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중에 니체나 칸트가 있는지 살펴보기도 하고, 그렇게 한참을 서성이면서 책을 고른 것 같습니다.
그 유명한 표지의 <에티카> 입니다 ㅋㅋㅋ. 눈치 빠르신 분들은 이미 전 사진에서 꽂혀있는 모습을 발견하셨을 것 같네요
그간 올빼미 글들 오고가며 본 제목들을 찾아서 읽어보고, 어디선가 들어본 구절들을 직접 찾아보기도 한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현대과학철학 논쟁>, <실천이성비판>, 그 표지 <에티카>, <글쓰기와 차이>, <오이디푸스 왕>, <독일 국민에게 고함>, 여타 지젝 서적 등등 제 마음을 동하게 했던 정말 많고도 많은 서적을 제치고... (나열하고 보니 제 취향이 참 중구난방인 것 같습니다 )
왼쪽부터 <생의 절반>, <엠페도클레스의 죽음: 한편의 비극>, <니체, 횔덜린, 하이데거, 그리고 게르만 신화> 입니다
이렇게 세 권을 최종적으로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읽으며 주석에서 횔덜린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는 만큼이나 항상 궁금했는데, 운이 좋게도 관련 서적을 셋이나 찾을 수 있었네요.
특히나 <생의 절반>은 독일어 시 원문과 번역이 함께 실려있어서 독일어 공부하는데 도움이 되겠다 싶었습니다.
서점 나와서 청계천 근처에서 잠시 읽었습니다. 물소리나 매미소리도 들리고 독서하기 참 좋았던 것 같습니다.
오늘은 요 며칠중에 가장 시원 했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서가 나와서 한참동안 청계천 산책로 걸어 다니며 사색에 잠길 수 있었네요.
항상 방구석에서 책을 읽다가, 밖에 나와서 서고도 다녀오고, 산책로 따라 걸으니 되게 좋더라고요. 서점에 한 2시간 30분 가까이 있었던 것 같은데... 점원분께 너무 큰 민폐만 아니었다면 좋겠습니다 ㅎㅎ..
보니까 다양한 강연도 진행하는 것 같더라고요. 당장 오늘만 해도 pm 7:30에 강연이 있어서 조금 일찍 나왔습니다.
이리저리 두서없이 말하다보니 글이 길어졌는데, 요새 보통은 인터넷으로 철학서 쉽게쉽게 찾아서 주문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색다른 경험--책 속에서 방황하는--을 원하시는 분들께 소요서가 강추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