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 학위와 구직 활동 시작

지금껏 알바하면서 긴 유학 생활을 버텨왔는데, 이제 졸업을 곧 앞두고 어떤 결단을 내릴 시기가 왔다는 게 확 체감되네요... 미니잡으로 계속 버티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또 단순히 금전 문제 뿐만이 아니라 이제는 철학 석사 학위 소지자로서 지금부터라도 제 전공과 관련있는 일을 하며 경력을 쌓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어요.
사실 독일에서 독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외국인으로서 과연 아카데믹한 곳에 자리를 얻는 것이 내 능력으로 가능한 것인가 회의적이고 두려움도 많습니다. 거기다가 최근 자금난도 심해져서, 이보다는 한국 가서 일하며 박사를 진학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고민도 듭니다.
그러나 친구들이 계속 응원하고 넌 할 수 있다고 희망을 불어넣어 주네요. 사실 베를린만 해도 여기저기 티칭할 사람이 부족하다고 난리인데, 이제 스스로부터 외국인이라는 자격지심 및 자신감 부족 때문에 그 무엇도 시도할 엄두를 잘 못 내게 되는 듯합니다.
여하튼 그래서 최근에 Agentur für Arbeit에 연락해서, 구직자(Arbeitsuchende) 그리고 실업자(Arbeitlose, 주 15시간 이하 노동도 실업 상태로 분류 되더라구요)로 등록했고, 화상 상담도 받아 보았어요. 논문 제출 이후로 Akademiker Couching 서비스도 주 2회 지원 받기로 했고, 또 직업 중개 (Jobvermittlung)도 도와준다고 하더군요. 새로운 일자리 정보가 있으면 실시간으로 보내준다고 하구요. 연락도 빨리 왔고 제 지역의 담당자도 적극적이라, 여기도 이런 지원 시스템은 잘 되어 있구나 싶어 신기하네요. 음, 사실 독일에서 이렇게 본격적으로 잡마켓 구직 활동을 할 엄두를 내본 적은 없었는데, 어쩌다보니 시도하게 되었네요. 아무 것도 시도하지 않고 그냥 돌아가는 것보다는 훨씬 의미 있으리라 생각이 들긴 해요. 또 철학 전공자들이 독일에서 어떤 일을 구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더 넓은 시각을 얻는 것도 유의미 하다고 생각되구요. 제가 알게되는 바가 있으면 한 번씩 공유해 볼게요. 일단 6개월간 서비스 등록이 되었는데, 과연 어떻게 될 지 저도 궁금하고 제 앞날이 흥미진진 합니다. 철학 학위를 가지고 구직에 나서려고 하니 하하 모든 게 제게도 신세계네요.. 다음달에는 교내 Career Service Center와 또 상담 예정입니다. 일단 시작이 반 이겠지요!
혹시 또 구직이 된다면 독일에 더 살면서 박사 진학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게 되겠지요.. (: 철학 전공자 여러분 모두 화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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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께서 올려주시는 자료가 다른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선생님도 화이팅 입니다 :raised_ha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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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우리 잘 될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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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가 달라서 응원이 될 수 있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제 이모께서는 약 20년 전에 비교문학으로 독일에서 석박사를 해내셨습니다. 이모가 독일에서 가르치는 일을 가진 적이 있으신지는 모르겠지만, 한때는 비누와 세제 공장, 바늘 공장 등 안 다녀 본 곳이 없다고 하셨어요. 지금은 국내에서의 교수 생활을 끝내시고 퇴임 후의 삶을 즐기고 계십니다. 어디서 무엇을 하시든 먼저 걸어갔던 한국인이 있었음을 기억하시고 용기 내셨으면 합니다. 대단하고 멋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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