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좀 더 시에 가까워져야”

오늘 도서관에서 Kant: A guide for the perplexed 책을 읽다가 저자분이 몇 년 전에 타계하신 한국인 철학자(T K Seung)이셨다는 것을 알게 되어 구글링하다 기사를 발견해 공유해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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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t: A guide for the perplexed 을 어느정도 읽어보았는데 칸트에 대해 저자가 큰 비판 의식을 갖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원래 처음에는 칸트를 이해하기 위해 이 책을 골랐는데 말이죠.

transcendental idealism을 transcendental 'illusion'이라고 했을 때는 그냥 조크이겠지 했는데 가면 갈 수록 약간 비방에 가까운 표현이 많이 나오네요. 칸트의 논증을 비판하기 위해 "logical trickery", "deviousness" , "transcendental magic"와 같은 다양한 표현을 사용하네요. 저자의 비판 중 흥미로운 한가지는 table of judgments를 아리스토텔레스의 table of categories로부터 자의적으로 도출해 낸 뒤, 다시 circular한 방식으로 table of categories를 table of judgments로 이끌어냈다라는 의견입니다. 그리고 칸트의 four antimonies 증명에서도 증명이 결점이 많다고 비판하네요. 또한 3개의 critiques 저서를 통틀어 모순되는 내용이 많기에 아마 칸트가 수년에 걸쳐 사유하며 책을 쓴 것이기에 칸트의 저술물들이 patchwork이며 일관성, 통합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말을 합니다.

여느 철학자가 그렇듯, 칸트의 논증 전개 방식에 결점이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개인적으로 칸트의 noumena/phenomena 구분과 four antimonies를 통해 이성의 한계를 보여주는 등 칸트의 핵심 사상은 여전히 유효하고 강력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책에서 칸트 사상의 이점에 대한 인정은 별로 없는 것 같네요.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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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호 교수님의 책을 아직 읽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요약하신 내용만 보면 헤겔의 칸트 비판과 매우 유사해 보이네요. 헤겔도 칸트의 범주들이 자의적으로 설정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이율배반' 혹은 '모순'이 이성의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이지 몇 가지로 카테고리화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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