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의 탄생을 정리하며

<비극의 탄생>을 요새 정리하고, 올빼미에 올리기도 했는데요. 15절에서 막혔습니다 ㅠ. 참고하는 주석서들을 봐도 마땅히 물음이 해결되지도 않구요. 그래도 재밌는 요소를 하나 발견해서 기분은 좋습니다.

신화는 학문의 필연적인 귀결이며, 아니 오히려 학문의 목적이다.

언듯보면 아도르노가 쓴 문장 같지만, 니체가 <비극의 탄생> 15절에서 사용한 문장입니다.
여기서 '학문'은 합리성에 대한 한계 없이 진행되는 이성의 충동의 산물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학문은 (일종의) 신화가 된다는 말이고요. 어쨌든, 이 문장,

신화는 이미 계몽이었다. 그리고 계몽은 신화로 돌아간다.

<계몽의 변증법> 첫 번째 논문을 요약하는 두 명제 중 하나와 매우 유사하죠.

아도르노를 공부하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아도르노와 니체 사이의 관계에 대해 아시겠지만, 이렇게 자신들의 입장을 자기 입으로 요약하는 문장마저 비슷할 줄은 몰랐네요.

<비극의 탄생>을 도대체 몇번째 보는건지 모르겠는데, 이런걸 이제 찾다니 반성하게 되기도 하네요.

10개의 좋아요

그래서 그 의문이 무엇인가요?!?!??? 말을 하다 말어유. 궁금해 죽겄넹

1개의 좋아요

아 ㅎㅎ

소크라테스의 영향은 이 순간에 이르기까지 아니 미래에 이르기까지 마치 석양에 점점 커져가는 그림자처럼 후세로 퍼져 나갔으며, 예술의 새로운 창조를 -그것도 형이상학적인 가장 넓고 가장 깊은 의미에서의 예술을- 항상 거듭해서 필연적으로 촉진했으며, 그 자신의 고유한 무한성으로 예술의 무한성까지 보장해 주었다.

라는 문장이 있는데, 여기서 '예술의 무한성을 보장한다'라는게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겠네요.

그리스인들은 마부로서 우리의 문화와 모든 문화의 고삐를 손에 쥐고 있지만, 이 마차와 말은 거의 항상 너무 보잘것 없는 소재로 되어 있어서 마부의 영광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따라서 그는 그런 마차를 골짜기로 떨어뜨리는 것쯤은 장난으로 생각하며, 그들 자신은 이 골짜기를 아킬레우스의 도약으로 뛰어넘는다.

여기서 '마차를 골짜기로 떨어뜨린다'느니' ' 자신은 이 골짜기를 아킬레우스의 도약으로 뛰어넘는다'느니 하는 것도 정확한 의미 파악이 안되서 골머리를 썩고 있습니다.

2개의 좋아요

첫 번째 문단은 아마도 논리적 소크라테스주의의 그 끝없는 탐구 정신을 말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물론 아폴론식 지혜와 다르게 지 주제도 모르고 명랑하기만 하다고 까지만 그게 또 다른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기능을 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두 번째는 무슨 맥락인지 다 까먹었는데 혹시 이 마부가 소크라테스와 관련된 것이라면 플라톤의 마차 비유가 퍼뜩 떠오르네요 이성이 고삐를 쥐고 있고 비이성적인 부분 둘을 상징하는 말 두 마리가 있지요.

저도 수 년 전에 니체의 소크라테스관에 대해서 작게 글 쓰고 발표도 했었는데 그때 기억이 마구 샘솟네요! 너무 재밌어요!!

2개의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