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이다. 그럼, 수고.": 김영건 선생님 회상

The Problem of Objectivity in Gadamer's Hermeneutics in Light of McDowell's Empiricism은 가다머의 해석학이 지닌 초월철학적 성격을 지적하고, 초월철학의 한계를 비판하면서, 그 한계를 맥도웰의 경험주의를 통해 극복해 보고자 하는 내용의 책입니다. 이 책을 읽는데 문득 옛날 생각이 나네요.

저는 이 책을 대학원 석사 졸업 직후에 알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문득 김영건 선생님이 "선물이다. 그럼, 수고."라는 메일을 보내주시면서, 이 책의 PDF 파일을 첨부해 주셨더라고요. 평소에 제가 가다머와 맥도웰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아셔서 그러셨던 것 같은데, 갑작스러운 메일에 감사하면서도 다소 놀랐었네요.

돌이켜 보면, 김영건 교수님께 석사 졸업 직후에 받은 이 책의 내용이 박사 논문 작성 중인 지금까지도 저의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되었네요. 초월론적 해석학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극복을 위해 해석학이 기존의 '현상학적' 전통보다는 '분석철학적' 전통 위에 정초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지가 요즘 저의 주요한 관심사이거든요.

김영건 교수님께서 소개해주신 책 덕분에 자극을 받아 공부를 하고 있는데도, 더 이상 김영건 교수님을 뵐 수 없다는 게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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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김영건 선생님을 직접 뵌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참 젊고 건강하셨는데... 한낱 블로그 구독자에 불과했지만... 선생님의 부음을 듣고 한동안 망연자실한 채 시간을 흘려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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