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한 책 나름 정리하기

제가 너무 질문글만 올려서 나름 재미있는 정보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아마 아실 수도 있습니다. 저는 책을 읽을 때마다 전공공부가 아닌 이상 모든 책을 읽으며 A6용지에 메모를 합니다. 이를 "제텔카스텐( Zettelkästen)"이라고 하는데요. 자신의 생각이나 인용문 등을 A6용지에다가 적어놓고 그냥 상자에 넣어버리는 겁니다. 단! 넣을 때는 메모 상단에 가장 연관성이 있는 메모 뒤로 가도록 번호를 매기는 방식입니다. 마치 "철학"이라는 메모의 번호가 2a5b라면 "심리철학"이라는 메모는 2a5b1이라는 번호를 매기는 방식으로 메모 간에 내용적인 연관성을 가지고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런 방법은 제가 사용한 바로는 별로 효용성이 없지만 나름 재미있어서 한번 시도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아래는 제가 예시로 넣은 메모입니다.

글을 쓰고 난 후에 어떤 책에서 발쵀했는지 혹은 아이디어를 얻었는지를 적은 메모 마지막 줄에 출처를 적어놓음으로써 나중에 "어떤 내용이었지?"라는 궁금증이 생길 때 찾아낼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방식으로 독서한 것을 메모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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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는 잘 모르지만 궁금하진 분들이 있으실까봐 관련 링크를 달겠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에버노트(Evernote)라는 프로그램을 애용합니다. 방식은 상술하신 제텔카스텐과 동일하구요.

에버노트의 장점은

(1) 사진이나 스크랩한 웹 페이지의 텍스트를 인식할 수 있어서 따로 옮겨 적지 않아도 된다는 것,
(2) 특정 키워드에 대해서 찾을 때 손으로 찾을 필요 없이 키워드를 검색하면 알아서 관련 문서들이 찾아진다는 것,

정도가 되겠네요. 사실상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차이 정도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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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노트는 안써봣네요. 저는 디지털 노트를 쓰다가 아날로그 방식으로 돌아갔는데요 가끔씩은 타이핑하면 되는 디지털이 부럽기도 합니다. 에버노트의 장점은 컴퓨터에서 쓰다가 모바일로도 쓸 수 있다는 점도 있죠.

가장 연관성 있는... 숫자 매기기... (비트겐슈타인이 아른거리는 중입니다)

저 같은 경우, 이전에는 논문을 그냥 쭉 필사하고 (아주 약간 다듬는 정도) 서적도 마찬가지였는데요. (문학류는 잘 읽지 않는데, 그러고 보니 문학 작품을 읽은 지도 엄청 오래 됐네요.)

논문 쓰면서 생각해낸 방법이, 인용할 문장 (essence)만 뽑아 놓고, 거기서부터 논증을 재구성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확실히 필사할 땐 줄글, 딱딱한 문학 작품(?) 정도였던 게 의미를 가진 텍스트로 다가왔어요.

이번에 모 청강 과목에서는 교수님께서 제시하시는 질문에 답변하기 위한 방식으로 (유사하게) 읽어 보니까, 논문 쓰면서 혼자 읽을 때보다 잘 이해되고, 훨씬 나은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손으로 재구성하기도 하고, 노트북으로 재구성하기도 하는데, 노트북으로 하면 눈으로 보이는 대로 쓰게 되다 보니 손으로 하는 걸 선호합니다. 조금이라도 팔과 손의 부담을 줄이고자 문장을 축약하고 쳐내게 되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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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할 문장을 뽑아서, 논증을 재구성하는 방식이라니 제가 생각한 독서기록보다 더 좋은 방식인 것 같습니다! 저는 그냥 인용을 하고 거기에 제 생각을 덧붙이는 방식이었거든요. 정말 좋은 아이디어 감사합니다! 저도 그렇게 도전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제시해주신 방법이 더 전문적이고 학술적인 내용에 적합한 것 같습니다. 다시한번 아이디어 감사합니다!

문장을 축약한다는 것이 어쩌면 머릿속에서 정보를 정리하는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어디에서 본 것인데 손으로쓰면 더 잘 이해가 된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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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정리하는 것과 관련된 글이 있어 이렇게 공유합니다.

혹시 비트겐슈타인은 어떻게 메모를 했는지 알 수 있을까요? 비트겐슈타인의 노트 필기방법이 특이한 점이 있다는 것은 들어봤지만 비트겐슈타인이 어떻게 노트필기를 했는지에 대한 정보는 찾을 수가 없어서요.
혹시 <논리철학 논고>와 관련해서 말씀하신 것일까요?

네 논고 이야기였습니다! 번호 매기는 방식이 논고가 떠올라서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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