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란 무엇인가] 서강대학교 겨울 인문 특강 후기

저번주 금요일, 서강대학교와 민음사가 함께 주최한 겨울 인문 특강을 다녀왔습니다.
입장 20분전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벌써 많은 분들이 계시더군요.

서강대학교를 통해 신청한 사람들과 민음사를 통해 신청한 사람들의 좌석이 분리되어 있어 따로 가운데 앞줄(가장 좋은 자리죠...)는 앉지 못했지만 그 다음으로 좋은 자리를 잡을 수 있어서 편하게 들을 수 있었네요.

특강(북토크)는 크게

1. 이미지란 무엇인가?
2. 이미지는 실제인가 가상인가?
3. Q&A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1. 이미지란 무엇인가?

첫번째 시간에서는 이솔 선생님과 성기현 선생님이 정의하는 이미지, 즉 사르트르와 들뢰즈에 초점을 맞춘 내용이었습니다.

이솔 선생님은 사르트르에 무게를 더 주시며 "이미지는 실재를 부정하는 힘", 그리고 사유/지각/상상에 관하여 말씀하시며 사르트르의 사상에 대해 소개해 주셨습니다. 들뢰즈에 대해선 운동-이미지와 시간-이미지의 개념들을 이용해 "이미지는 실재이다"라는 내용 전해 주셨습니다.

성기현 선생님은 "사르트르, 자코메티를 만나다"와 "들뢰즈, 안토니오니를 만나다"를 통해 그 둘의 사상을 예술작품에 엮어 설명해 주셨습니다.


걷는 사람

자코메티의 걷는 사람광장 을 보여주시며 "비어있음"에 개념, 그리고 사르트르의 자코메티에 대한 평을 소개해 주셨구요.

“조각은 대상이 아니다. 탐구이고, 질문이며, 답이다, 결코 완성되거나 완벽해질 수 없는 것이다.”

라는 자코메티의 사상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안토니오니의 정사 (원제: L'avventura)

들뢰즈는 영화를 예로 들어 "이미지화" 시켜주려 노력하셨습니다.
작용과 반작용을 이야기 하시며 인간이 지니는 특권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자기에게 가해진 작용이 반작용으로 나타날때, 그 반작용을 "약간" 조정할 수 있다며 그것이 인간이 지니는 특권이라 소개해 주셨습니다.

2. 이미지는 실제인가 가상인가?

이 차례에서는 미리 받아둔 질문들에 답하는 시간이었는데요, 오늘 강연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이미지, 실재란 도대체 무엇인지, 타자에게 어떻게 다가갈 수 있는지, 이미지가 현실을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해서 논의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성기현 선생님이 들뢰즈의 사상을 인용하여 "현실적인 나"와 "잠재적인 나"를 이해시켜 주셨습니다. 이솔 선생님은 사르트르의 대타관계, 시선과 눈의 변증법, 들뢰즈의 가능세계를 소개해 주셨구요.

전체적으로 이솔 선생님은 이론을 많이 소개시켜 주시고, 성기현 선생님은 실생활에서 볼 수 있는 예, 적용시키는 법을 많이 보여주신 것 같습니다.

3. Q&A

질의응답 시간에는 따로 받아 적어둔 것이 없어 길게 쓰지는 않겠지만, 학생 분들과 강연 들으러 오신 분들의 날카롭고 분석적인 질문들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사학과 엮은 질문부터 AI, 이미지의 위계까지... 독특하고 좋은 질문들을 많이 해주셨고, 두 선생님께서도 좋은 답변들을 해주셨습니다.

정리!

종합해 보자면 책에서는 데카르트와 흄도 다루지만 대담에서는 사르트르와 들뢰즈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었습니다. 좋은 이야기들이 정말 많이 오갔고, 새로운 철학적인 인사이트를 갖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집에 와서는 노트에 "사르트르를 만나러 가서 들뢰즈와 사랑에 빠졌다"라고 적어 놨네요 ㅋㅋ

이런 기회들이 또 주어진다면 참여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조금 늦었지만, 만일 다녀오지 못한 분들이라면 제 글이 조금이나마 현장의 느낌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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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도 현장에 있었는데, @notorious 님과는 정반대로 들뢰즈의 이미지론에 관심이 있어 참여하였지만 사르트르에 대해서도 알아갈 계기가 된 특강이었습니다.
특히 대담시간에 사르트르와 들뢰즈의 차이를 각각 현미경의 저배율 / 고배율 렌즈에 비유하여 설명해주신 게 굉장히 명료했습니다. 저자직강의 이점을 제대로 체험했다고나 할까요...!
서강대학교 철학연구소는 저같은 외부 소속 학부생에게도 좋은 기회를 자주 제공해주네요. 앞으로도 기쁘게 참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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