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실 저는 이와 같은 "정의" 문제가 무의미하다 여기는 편입니다. 생명(life)가 애당초 엄밀히 정의된 단어가 아니고, 그저 우리의 직관적/역사적 사용 + 그 위에 켜켜이 덧붙여진 과학적 재해석에 불과하다면, 이 단어 자체를 해체해버리는 것이 낫지 않나, 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생명이 문제가 되는 영역이라면, 생명체의 고통 뭐 이런 응용윤리적 분야일 가능성이 높은데, 애당초 이 영역에서 생명에 미생물이 들어간다 해도, 미생물의 고통, 미생물의 죽음...뭐 이런 것에 대해 윤리적 문제를 직관적으로 느끼거나/문제라 호소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의문이네요.)
(2)
그래서 정확한 논의를 위해서는 "생명에 대한 정의"에서 시작하는 탑 다운 방식보다는, 일종의 스펙트럼처럼, 비생물에서 생물까지의 넓은 범위에 속하는 여러 구체적인 사례들에 대한 다운 - 탑 방식으로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더 생산성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프리온, 바이러스, 나아가 미토콘드리아/DNA 같은 생명체의 구성 요소 등등. 이런 비생물 - 생물 경계에 있다고 여겨지는 여러 작은 하위 단위들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