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책, 정독하지는 않았지만......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이긴 했습니다. 온갖 인용문들로 권위의 갑옷을 칭칭 감았긴 하지만....애니미즘을 통한 인간 - 비인간 생물의 "동일성"이라 해야할까요, 그런 것을 주장하는 것이 얼마나 적절한지 잘 모르겠더군요.
제인 베넷의 <생동하는 물질> 리뷰에서나 최근 댓글에서도 살짝 드러난 생각이지만
학술계나 인간이 가진 "언어"가 지나치게 인간 중심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긴 합니다. 감각(perception)이라던가 판단(judgement)라던가....이런 "해방"은 분명 의의가 있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간의 지각과 문어의 지각이 "동일한 종류다."라는 결론에는 도달하진 않을텐데, 어느 순간 논의가 이렇게 되어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2)
아마 장기적으로는 푸코를 위시한 사회구성론 - 젠더/소수자적 관점이 텍스트/현상 연구에 "필수적인 관점"이 되었듯, 비-인간 행위자에 대한 연구도 "필수적인 관점"으로 흡수될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그 과정에서 존재론-형이상학적 논의들이 얼마나 살아남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물론 환경 인문학(Environmental Humanities)이라는 거대한 분과가 형성되고 있고, 이 분과의 논의는 신유물론 - 라투로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지만........저는....이게 좋은 길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프랑스제 이론 다음의 "먹이감"처럼 보인다면.....너무 악평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