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유명한 현대철학자들 중에서 유신론자인 사람들에 대한 글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크립키의 종교생활과 관련된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네요. 크립키가 유대인이라는 이야기는 얼핏 들었는데, 단순히 출신만 그런 게 아니라 나름대로 굉장히 독실한 유대교 신자였나 봅니다. 안식일에는 지하철도 타지 않았다고 하는 걸 보면요. (저도 20대 초반까지는 일요일에 금전적인 활동을 안 했던 매우 신실한(?) 신앙인이었는데, 지금은 타락해서 크립키 센세를 보며 반성하게 되네요.)
분석철학을 부활시켰다고 종종 말해지는 20세기의 가장 폭넓게 영향력 있는 철학자 두 명은 솔 크립키와 힐러리 퍼트남이다. 둘 다 실천적 유대인이다. 크립키는 토요일에 뉴욕 지하철조차 타지 않는다.
Two of the most widely influential philosophers of the 20th century - often claimed to have revived analytic philosophy - are Saul Kripke and Hilary Putnam. Both are practicing Jews; Kripke doesn't even take the New York subways on Saturdays.
유신론 철학자 목록에서 마이클 더밋의 이름도 발견해서 의외였네요. 예전에 더밋이 예수의 부활에 대한 논문을 썼다는 걸 어디서 주워들은 적이 있긴 했거든요. 그때는 '더밋이 논리학자라 C. S. 루이스 같은 기독교 변증가들의 빈 무덤 논증을 반박하는 글을 썼나?'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그 논문을 찾아 읽어보니 그게 아니었네요. 오히려 복음서가 '역사적 사건'으로 증언하고 있는 내용을 퇴색시켜서 단순한 '문학적 은유'인 것처럼 읽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글이네요.
https://www.jstor.org/stable/43246669
크립키나 더밋이나 철학적인 텍스트에서는 전혀 종교의 색채가 안 나타나는데도, 의외로 이렇게까지 신실한(?) 인물들이었다니 신기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