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 성천아카데미 추계 강좌: 철학의 길

연세대 철학과의 이승종 교수님이 성천문화재단에서 진행하시는 강좌 <철학의 길>에 저도 함께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강좌는 연세대학교 온라인 교육 플랫폼 LearnUS에 등록된 <철학의 길>을 더욱 보완하고 확장한 오프라인 수업입니다. 수업의 초반부에는 해당 회차 주제를 이승종 교수님께서 간략히 소개하실 예정이고, 수업의 후반부에는 이승종 교수님과 제가 함께 대화하면서 주제를 더욱 심화시킬 예정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번 강좌가 세 가지 점에서 특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1) 이번 강좌는 대륙철학과 영미철학, 서양철학과 동양철학, 이론철학과 실천철학이라는 다양한 주제들을 다룹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이승종 교수님은 미국에서 비트겐슈타인의 모순론으로 박사 학위를 받으신 분이시지만, 영미철학을 넘어서 다양한 철학의 분야들을 꾸준히 연구하신 분이시기도 합니다. 가령, 이승종 교수님은 『비트겐슈타인이 살아 있다면』과 『비트겐슈타인 새로 읽기』 같은 영미철학 연구서들 이외에도, 『데리다와 비트겐슈타인』과 『크로스오버 하이데거』처럼 대륙철학자들을 다룬 중요한 논문과 단행본들을 쓰시기도 하셨고, 『동아시아 사유로부터』에서는 유교, 불교, 도가의 사유를 현대철학의 눈으로 성찰하셨던 데다, 최근에는 김형효와 박이문 등 한국의 현대철학자들을 논평한 『우리와의 철학적 대화』와 오늘날 한국의 역사, 정치, 사회에 대한 비판적 평가를 담은 『우리 역사의 철학적 쟁점』을 출판하시기도 하셨으니 말입니다. 철학의 다양한 분야들을 아우르는 솜씨에 있어서는 국내의 그 어느 연구자도 이승종 교수님을 따라가기 힘들다고 확신합니다.

(2) 이번 강좌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이승종 교수님의 철학 여정에 대한 자기 고백적 이야기들을 많이 들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학의 학술적 철학이 얼핏 어렵게 느껴지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철학이 강단에서 전달될 때 대개 '맥락'이 상실되고 만다는 점 때문입니다. 특정한 철학자의 개념이나 주장이 마치 단독적으로 취급될 수 있는 '지식'인 것처럼 제시되다 보니, 그 개념이나 주장이 도대체 어떤 고민으로부터 나온 것인지가 불분명해지는 것입니다. 가령, 칸트가 '시간'과 '공간'을 감성의 형식으로 제시하였고 '12 범주'를 지성의 개념으로 제시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그 사실이 정확히 어떤 철학적 의의를 지니는지까지 우리가 곧바로 이해하기는 힘듭니다. 칸트가 감성의 형식과 지성의 개념을 강조한 '맥락'을 알기 전까지는, 그의 주장은 아무런 의미도 지니지 못하는 공허한 말로만 남을 뿐입니다. 특별히, 이와 같은 '맥락'으로는 그 철학이 출현한 사회적-역사적 배경도 중요하겠지만, 그 철학을 의미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개인적-실존적 배경도 매우 중요합니다. 아마도 이번 강좌는 철학이 어떤 개인적-실존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에게 본래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도 얼핏 난해한 듯 보이는 하이데거와 비트겐슈타인의 사유가 우리 각자의 '삶의 문제'를 고민하는 데 어떤 길을 제시할 수 있는지를 이승종 교수님께서 잘 이야기해 주실 것입니다.

(3) 이번 강좌는 '대화'를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여기서 '대화'는 이번 강좌의 형식일 뿐만 아니라, 이번 강좌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즉, 철학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이 1인칭적 독백이나 3인칭적 관찰이 아니라, 2인칭적 대화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이번 강좌를 통해 강조될 것입니다. 또한, 철학이 우리에게 밝혀주는 진리란, 주관적 심리 상태에 대한 진리도 아니고, 객관적 사물에 대한 진리도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성립하는 '사람의 진리'와 '사람의 사실'이라는 점도 해명될 것입니다. 즉, 이번 강좌에서 소개되는 내용들은 철학의 역사나 철학의 주제에 대한 뻔한 개론 수준의 설명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번 강좌의 내용들은 '2인칭 철학'이라는 이승종 교수님의 분명한 철학적 입장에 따라 구성되어 있습니다. 철학의 다양한 영역에 대한 소개와 비판도 2인칭 철학의 관점에서 이루어질 것입니다. 따라서 강좌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일반적인 지식 나열식 철학 강의에서는 접하기 힘든, '철학'이라는 학문 자체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경험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강좌소개 :

공자의 『논어』나 플라톤의 『대화록』이 예증하듯이 동서를 막론하고 철학은 대화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저도 그 전통을 계승해 이번 강좌를 대화의 형태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이 강좌는 시중에 차고 넘치는 일방적 해설 강좌를 지양하고, 한 철학자가 어떻게 철학과 만나서 거기서 무엇을 배우고 그것에 어떻게 응답했는지를 젊은 후학에게 생생히 들려주는 대화의 형태로 진행됩니다. 후학이 그 나름의 고민과 질문을 철학자에게 던지고 토론하며 자신의 길을 찾게 되는 과정은 인문학이 일방이 아닌 쌍방의 2인칭적 대화임을 예증합니다. 저의 강좌를 수강하는 분들과도 철학을 주제로 격의 없는 대화의 향연을 나누고자 합니다. “철학은 가르칠 수 없고 철학함은 가르칠 수 있다”는 칸트의 말처럼, 여러분이 이 강좌에서 철학함의 실제를 목격하고 그 과정에 동참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교재 :

『데리다와 비트겐슈타인』, 뉴턴 가버 ‧ 이승종 지음, 동연(2010)
『비트겐슈타인이 살아있다면』, 이승종 지음, 문학과지성사(2002)
『크로스오버 하이데거』, 이승종 지음, 동연(2021)
『동아시아 사유로부터』, 이승종 지음, 동녘(2018)
『우리와의 철학적 대화』, 이승종 지음, 김영사(2020)
『우리 역사의 철학적 쟁점』, 이승종 지음, 소명출판(2021)
『비트겐슈타인 새로 읽기』, 이승종 지음, 아카넷(2022)

• 수업운영 :

각 차시별 주제에 따라 대화의 형태로 진행

성천문화재단 홈페이지의 강좌 소개

https://www.sungchun.or.kr/class/강사-이승종/

<잡념과 공상> 블로그의 강좌 소개

https://blog.naver.com/1019milk/223185347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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