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두교, 자이나교, 불교의 텍스트에 대한 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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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적은 바 있지만, 수트라(sutra/경)는 (힌두교의 맥락에서는) 형식적인 특징이 있는 장르다. 굳이 비교하자면, 아리스토텔레스 문헌처럼 일종의 '논설문'으로 작성되어 있다.

하지만 불교의 수트라는 이와 대비된다. <아함경>처럼 석가모니의 말씀/문답법이 기록되어 있어서 유사-수트라에 가까운 텍스트도 있고, <해심밀경>처럼 후대의 텍스트 중에서도 문답법으로 기록한 텍스트가 있다.
문제는 대다수의 대승경전, 즉 <반야경> 계통과 <화엄경> 계통은 이런 구성과는 사뭇 다르다는 점이다. 모두 문답의 형식이긴 하지만, 지속적으로 장소가 변하고 그렇다는 점에서 묘하게 <마하바라타>나 <라마야나> 같은 인도 서사시 전통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사실 <마하바라타>에 정확히 대응할 만한 불교 문학은 <불소행찬>이긴 하다. 이는 석가모니의 일대기에 대한 산스크리트 서사시다.)

[사실 우리가 <반야경>, <화엄경>의 산스크리트어 원제가 '경/sutra'일거라 생각하지만, 이는 산스크리트어 원문을 보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르는 문제다. 사실 불경의 산스크리트어 원본은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학자들도 무의식적으로 대충 쓰기 때문에 정확한 제목을 알기는 조금 요원한 듯하다.]
(이 사실을 명확히 알 수 있는 것은 <중론>이라는 제목이다. 나가르주나의 <중론>은 사실 중국어 문헌 장르 중 '논'에 가깝기 때문에 이런 제목이 붙었을 뿐, 산스크리트어 원제는 이에 대한 어떠한 암시도 없다. 산스크리트어 원제가 가장 가까운 번역은 <근본중송>이다.)

(3)

경을 둘러싼 힌두교/자이나교/불교의 미묘한 차이와 함께 지적하고 싶은 것은 푸라나(puranas)와 바스마(vasma)라는 장르의 문제다.

둘의 공통점은 (i) 어쨌든 처음에는 운문으로 쓰였다는 점 (ii) 역사적 혹은 유사-역사적 소재를 다룬다는 점이다.
푸라나는 힌두교의 전유물이고, 자이나교에서도 썼지만 바스마는 힌두교/자이나교/불교 모두에서 썼다는 점이다.

불교 바스마는 불교의 성인, 성유물의 계보에 대한 작품일 경우가 많았다. 힌두교 바스마는 대부분 역사를 소재로 한 서사시였다. (반면 푸라나는 이보다 훨씬 '오래된' 천지창조부터 이어지는 신화적 이야기로 시작해 오늘날 왕조의 계보까지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두 장르의 유사성과 차이는 무엇을 말할까.

(또한 불교 탄트릭 텍스트인 <금강정경>과 <대일경>, 힌두교 탄트릭 텍스트 사이의 [형식상] 유사성과 차이점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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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dala 님. 제가 찾아본 바로는 그러한 주제를 다룬 문헌은 적던데요, 그중에 일본 동양대학 학위논문 중에

<インド密教文献における仏教・ヒンドゥー教間の相 克と調和 ―Bhūtaḍāmaratantra を中心として> (인도 밀교 문헌에 있어서 불교, 힌두교간의 상극과 조화 ―Bhūtaḍāmaratantra 를 중심으로)

라는 것을 발견했어요.

아마 일본어도 잘 하실테니 한번 찾아서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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