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적 전회 이후의 사회적 전회?!

좋은 글 소개 감사합니다.

해당 글의 여러 댓글들에서도 나타나는 얘기입니다만, 아마도 "영미철학"의 최근 동향에 대해서 '전환'이라는 이름을 굳이 붙이는 이유는 꼭 순수 '학문적'인 이유에 그치지만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분석) 형이상학에서의 '실재론적 "전회"'는 학문적으로 매우 중대한 변화였지만, 50년대부터 형성된 영미권 철학계의 사회적 유인 구조에 있어 큰 변화를 가지고 왔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반면에 최근의 "사회적 전회"는 업계 초년생일수록 피부로 와닿는, "영미철학계"의 유인 구조에 있어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기에 많은 업계인들이 '전회'라는 말에 공감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예를 들어 특히나 재밌게 읽었던 이하 대목을 보더라도 "사회적 전회" 자체가 갖는 '사회적 의의'를 엿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grin:

[사회적 전환의] 희망찬 요소 #2: 새로운 철학적 지형

사회적 전환이 왜 멋진 이유를 또 하나 꼽자면 새로운 철학적 발견이 이루어질 터전을 마련해줬다는 점이 있다. [부분전체론의] 특수 구성 문제(Special Composition Question)에 대해서 새로운 기여를 하고 싶다고? 아이고, 행운을 빕니다! 아마 논문을 투고하면 심사자들이 '일단 이것부터 읽으셔야지' 하면서 기존 문헌을 백만개쯤 들이밀 것이다. 반면에 성별에 대해 논문을 발표하는건 확실히 더 확률이 높을 것이다. (좀더 확률을 높이고 싶다고? '성별과 특수 구성 문제'를 주제로 삼아보길!) 요는 사회적 전환이 새로운 철학적 풍경을 열어준다는 것이다. 이런 미탐사 지역에서 젊은 학자들은 보다 용이하게 새로운 사상을 펼침으로써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게 왜 업계에 좋냐고 묻는다면, 음 어쨌든 새로운 철학적 주제는 신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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