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이 포스팅을 다시 읽고 생각이 든 점입니다만, 본 포스팅이 전통적인 소위 "M&E" 및 관련 분야에 대해 통찰력 있는 조망을 제공하는 것과는 별도로 "분석철학" 전체에 대한 '간략한 지도'를 제시하는 것은 정말 더이상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젠 너무나 다양한 분야들에 관해서 다양한 접근을 해나가고 있으니까요.
일례로 (물론 위 글에서도 '응용윤리'가 언급이 되기는 했습니다만), 사회철학적/윤리학적 주제는 이제 전통적인 M&E보다도 더 큰 존재감을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현상에 대해서는 '내재적' 설명 뿐 아니라 범사회적인 '외재적' 설명도 가능할 법 합니다.)
사실 철학적인 추론이라고 하긴 그렇습니다만, NYU 철학과에서 2022년에 '인식적 부정의' 개념으로 명망 높은 Miranda Fricker를 (NYU에서 으레 그러하듯) 석좌교수로 영입해온 것은 위 흐름을 잘 보여주는 예시가 아닐까 싶네요.
그런데 이런 '주류'의 흐름은 어찌되었건, 제 생각에 다수의 (특히나 정년보장이 된!) 철학자들은 자기가 해오던걸 그냥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유망한 분야의 새로운 결과물이 자기가 하던 거에 도움이 되는지 다들 기웃거려보긴 하겠습니다만, 결국 세부 분야가 다르면 그건 그쪽 전문가들 얘기를 경청할 일이지 자기가 함부로 끼어들 수 있는 주제가 아니니까요. 이러다보니 결국 "분석철학"이 기존에 받던 여러 편견들이 사라지고 있는 와중에도, 예외적으로 '분업화'라는 특성만큼은 더 공고해진다는 느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