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과 인식에 관한 질문

(1)

저는 맑스주의-페미니즘적 관점에서 현상/주장을 분석해주신 @sophisten 님이나 개별 질문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남겨주신 @cittaa 님과는 조금 다른 답을 드릴까 합니다.
(기본적으로 cittaa님의 관점처럼 주신 세 가지 질문은 각각을 분리해서, 엄격한 실증적 차원에서 답을 내야하는 문제라고 생각하긴 합니다.)

(2)

기본적으로 이 세 문제 아래 깔린 질문자님의 궁금증은 "내면화" 테제처럼 보입니다. 성매매/게임/오타쿠 문화에 참여/향유/노출되는 것만으로도 주체는 어떠한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가?

이 문제는 크게 두 층위로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i) 의식적 차원. 저희는 유튜버든 아니면 훌륭한 사상가든 누군가가 하는 말에 그럴듯하다 여겨서 그걸 의식적으로 납득할 수도 있습니다.
한편 (ii) 비의식적 차원도 있겠죠.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지만 자주 저런 것들에 노출되다보니 어떤 "암묵적인" 영향이 있었다.

아마 여기서 가장 문제가 될 것은 (ii) 비의식적 차원에서의 영향일듯합니다.

(3)

현대 프랑스 철학에서는 맑스-그람시-알튀세르-푸코를 거쳐서 (<권력과 저항>이라는 책의 용어를 빌리자면) 이를 일종의 "내면화"라 여기는듯합니다.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는 각 철학자마다 각기 다른 결론을 내놓았고요. (궁금하시다면 쉽진 않지만 <권력과 저항>을 참고하시면 될듯합니다.)(아마 다들 한 축으로는 프로이트/라캉 같은 정신분석학을 기본 틀로 삼는듯합니다.)

한편 현대 영미권 분석철학에서는 이제야 연구되는 분야입니다. 대체로 인식론/심리철학에서는 믿음(belief), 믿음 개변(belief revision), 믿음의 윤리(무엇이 좋은/옳은 믿음인가, ethics of belief) 그리고 응용언어철학과 사회인식론에서는 암묵적 편견(implicit bias) 등이 이와 연관되어있습니다.
(관심이 있으시다면 관련 sep 아티클을 참조하시는게 도움이 되겠지만,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답이 있는지는 의심스럽긴합니다.)

[예전에 관련된 주제로 짧게 짧게 적어본 것들인데 혹시 몰라 링크를 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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