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또 뭔가? 데카르트는 "신을 모르는 자는 지식을 갖지 못한다."(AT III 65)라고 단언하였을 정도로 자신의 형이상학 체계 내에서 신 존재 증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와 친밀하게 교류했던 메르센이나 아르노도 신학자들이었다. 그런데 데카르트에게 무신론자 프레임을 씌우다니…
분명 신 존재 증명을 하긴 했지만 이 방법론적 회의란 것이 사실 당시에는 너무나 과격한 접근이었고 논리 상으로도 신이 신으로서 증명되는 게 아니라 사유 실체에 근거하여 증명되는 것처럼 되어있어서 실제 당대에 불경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대요. 데카르트 자신도 이를 미리 의식했어서 라틴어말고 불어로 먼저 출판해 대중의 반응에 간을 보고 후에 라틴어로 출판했다고 들었어요.
오히려 카테루스라는 동시대 신학자는 데카르트의 코기토 논증이 아우구스티누스가 확실한 지식을 발견하기 위해 사용했던 논증과 완전히 똑같지 않냐고 의문을 제기하더라고요. 데카르트는 은근슬쩍 카테루스의 그 질문을 무시하고 넘어가는데,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데카르트 본인이 아우구스티누스를 직접 언급하거나 인정하게 되면 자신의 독창성이 훼손되어서 그냥 무시하지 않았을까 하는 합리적 의심(?)이 있더라고요.
사실 표절이라고 저도 생각해요 ㅋㅋ 하지만 데카르트가 무신론자 또는 회의주의자가 아니냐는 (틀린) 의혹이 존재했었다지요 워낙 그 시절 회의주의가 커져서 교회가 골치 아팠었거든요 데카르트의 방법적 회의도 사실 이런 회의주의 극복 맥락에 있었던 측면도 있었는데.. 당대 인텔리들 사이에서 이러저러 수많은 논란을 낳은 문제작이었음은 분명한 것 같아요
플라톤의 대화록을 일본풍 러브코미디 라이트노벨로 완전히 개작한 소설로, 소크라테스가 눈치 없는 찐따남이고 나머지 남정네들은 (알키비아데스 등) 모두 여성(...)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플라톤 대화록 중 일부는 '덕을 가르친다는 핑계'로 소크라테스가 미소년들을 열심히 꼬시는 퀴어 소설이라 생각하는데 (특히, <카르미데스>인가 <라케스>에서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적절한 '발칙한 재해석'이라 생각합니다.